[학생기고]울산이 울산광역시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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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고]울산이 울산광역시일 수 있도록
  • 경상일보
  • 승인 2022.07.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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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서 범서고 2학년
▲ 고민서 범서고 2학년

당신은 자신의 고향에 관심이 많은가?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울산의 문화재로는 무엇이 있고, 개최되는 축제는 얼마나 있으며 어떤 장점이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내 고향에 대해 큰 관심도 없이 나는 최근 우연히 기회가 되어 울산학생대토론축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주제는 ‘울산의 청년 인구 이동 변화,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까?’였다.

부끄럽게도 나는 울산의 인구가 이렇게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2021년 연간 국내 인구이동 통계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 인구 순 유출률은 -1.2%로 17개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청년세대의 유출은 15~24세의 학령기와 25~34세의 취업 연령기로 대부분 서울, 경기로 유출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동차의 도시, 조선의 도시, 산업의 중심도시, 바다와 산이 함께 있는 특별한 도시인 울산. 이런 좋은 수식어들이 있음에도 울산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청년 인구 유출률이 가장 높은 도시가 되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은 어디 가서 뭐 하고 놀지?” “음…. 삼산?” “또야?” “그럼 울산대공원은 어때?” “저번에도 갔었잖아…. 다른데 없을까?” 흔한 울산 학생들의 대화다.

울산은 이른바 ‘노잼 도시’로 불리곤 한다. 노잼 도시란 ‘No 재미’ 도시, 즉 재미없는 도시라는 말이다. 울산은 문화와 여가 시설이 충분하지 않다. 산업화 시대에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광역시로 성장을 할 수 있었지만 급격하게 발전한 탓에 도시로서의 역사가 짧아 문화 여건이 부족하게 되었다. 산업화 시대에는 돈을 벌고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했기에 울산의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탈산업화와 함께 워라벨이 중요해지면서 여가를 보낼 공간이 없다는 점이 울산을 퇴색하게 만들었다.

탈 울산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일자리와 고등교육기관의 부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유망한 분야로는 인공지능(AI), 미디어 등이 있다. 그러나 울산은 조선업, 화학공업 등 특정 산업만이 대표적일 뿐이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수도권에 주요 대학이 몰려 있어 인재가 다 수도권으로 몰리고, 그렇다 보니 지식산업은 더더욱 지방이 발전하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일자리를 비롯한 여러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 있다. 젊은 층이라면 소득에서 큰 장점이 없는 이상은 울산을 선택하기보다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또한 교통도 부족하고 원자력발전소로 인한 불안감, 자녀 양육에 필요한 교육여건도 부족하여 울산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도망간 울산의 인구를 되찾을 방법은 없다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시에서 울산의 특색을 잘 다룬 여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공연 지원을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고 즐길거리가 많은 울산을 만들 수 있다.

또한 국립대학의 울산 이전을 실현하고 지역의 기업체와 협력하여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공학 계열뿐만 아니라 미디어, AI와 같은 다양한 학과들을 구축하면 전공 관련 분야가 없어 다른 지역의 학교로 떠나는 청년들을 울산에 머무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가 계속 큰 폭으로 줄어든다면 이제 울산은 울산광역시라는 이름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울산이 계속 울산광역시일 수 있도록, 살아있는 도시일 수 있도록 울산의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 어떤 정책이 실행되고 있고 그의 장점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우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능동적인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고민서 범서고 2학년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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