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트페어를 계기로 울산 문화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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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트페어를 계기로 울산 문화에 거는 기대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2.07.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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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혜 문화부 기자

지난해부터 울산은 그야말로 아트페어 홍수를 맞았다. 지난달에는 울산미술협회 주최로 남구 장생포문화창고에서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한 직거래 장터인 글로컬 아트마켓이 열렸고, 지난 주말에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올해 2회째를 맞은 울산국제아트페어가 열렸다. 지난 3일까지 열린 울산국제아트페어에는 지역 갤러리 8곳을 비롯해 국내외 갤러리 84곳이 참여해 3000여 점의 작품을 울산에 소개했다. 나흘간 관람객 4만7700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이처럼 울산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는 지역 작가들과 갤러리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고, 다른 작가의 작품을 직접 보고 다음 작업을 위한 영감을 얻는 한편, 작가들 간의 소통의 채널이 된다. 갤러리들 간에도 소장품을 공유할 수 있고, 앞으로의 기획전을 위한 네트워킹의 장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열린 울산 글로컬마켓에서 만난 한 지역예술인은 행사를 통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른 작가들을 새롭게 알게 됐고 작가들간의 소통의 자리가 됐다고 했다.

지난 주말 열린 울산국제아트페어에서는 여타 아트페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 포착됐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는 점이다. 키즈 아트 체험부스는 오전 시간에 이미 오후 마지막 체험까지 접수가 마감됐고, 행사장 안에서는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몸짓으로 감상을 표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아트페어가 딱딱한 전시관 대신 온 가족이 함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된 셈이다.

울산 문화계의 오랜 염원이던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했다. 하드웨어를 갖췄으니 소프트웨어를 갖출 차례다. 변화의 바람, 특히 문화적 측면에서는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어렵다. 아트페어, 마켓 등 지역에서 미술시장이 잇따라 열린다는 것은 긍정적 신호지만, 몇차례의 이런 행사만으로 울산 문화의 수준이 한번에 업그레이드 되는 것은 아니다. 울산은 아직 갤러리 기반이 약해 이렇다 할 화랑협회조차 구성돼있지 않다.

울산의 문화계, 미술시장은 이제 막 미약한 날개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반이 약하다고 해서 물을 적게 줘선 안된다. 약한 토양일수록 더욱 양분을 듬뿍 주고 잘 성장하는지 지켜봐줘야 한다. 울산에서 잇따라 열리는 아트페어를 계기로 지역 작가들, 지역 갤러리들이 내실있는 성장을 거듭해 진정한 울산 문화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내길 기대한다.

서정혜 문화부 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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