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이대로 괜찮나]정전땐 먹통되는 배수펌프, 설치효과 의문
상태바
[태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이대로 괜찮나]정전땐 먹통되는 배수펌프, 설치효과 의문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2.07.12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울산 중구 태화시장 일대는 집중호우가 시작되는 여름만 되면 침수 걱정에 시달린다. 태화시장 상인들은 침수 우려에 매 여름이 악몽이라며 몸서리를 치고 있다.

지난 2016년 내습한 태풍 차바 이후 반복되는 피해를 막기 위해 중구는 ‘태화·우정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임에도 곳곳에 허점이 노출되면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본보는 두 차례 기획을 통해 태화·우정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사업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저지대 잇단 침수 예방 위해 추진

저지대인 중구 태화시장 일대는 울산혁신도시 조성 이후 침수가 심화되면서 매년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침수에 대한 불안감이 이는 지역이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때 시간당 124㎜에 달하는 폭우로 태화시장 등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당시 차오르는 빗물에 시민 1명이 숨졌고 중구 태화·우정시장 일대 상가 336곳, 주택 66곳 등 총 402곳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재산 피해도 수백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태화시장 일대의 침수 문제는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태풍과 장마철만 되면 반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태풍 오마이스 당시에도 태화시장은 침수 피해를 다시 겪었다.

중구는 태화시장 일대의 반복되는 침수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태화·우정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태화시장 인근에 약 47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배수펌프장 등을 조성하는 게 골자다.



◇배수펌프장 전동기 설치 계획뿐

500억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됨에도 태화·우정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으로 설치될 배수펌프장을 두고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중구에 따르면, 태화 배수펌프장에는 전기로 작동되는 전동기(모터펌프)만 설치될 예정이다.

배수펌프장에서 사용되는 배수펌프는 크게 두 종류로, 전동기와 원동기(엔진펌프)로 구분된다. 엔진펌프는 기름으로 움직이며 작동하는데 약 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지만, 모터펌프는 전기로 작동돼 전원을 올리는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엔진펌프는 규모가 커 한 대를 설치하는데 약 13억~14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모터펌프는 비교적 크기가 작아 대당 7억원 정도면 설치가 가능하다. 전기로 작동되는 모터펌프는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그러나 강풍을 동반한 태풍 등으로 정전이 발생하면 모터펌프는 가동이 불가능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태화 배수펌프장은 엔진펌프 없이 모터펌프만 설치할 계획이어서 정전시 배수 불안을 안고 있다.

중구는 현재 설치비용을 제외하고 약 29억원을 들여 모터펌프 4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중구는 행전안전부 재해복구지침을 고려해 태화 배수펌프장에 모터펌프 설치만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남구는 엔진펌프를 혼용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남구는 현재 관내 배수펌프장 11곳에 엔진펌프 10대, 모터펌프 26대 등 총 36대의 배수펌프를 구축하고 있다.

남구는 지난 2020년 태풍 하이선이 닥쳤을 때 정전으로 모터펌프가 작동을 멈췄지만 엔진펌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큰 피해 없이 배수를 진행했었다. 이에 중구 역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엔진펌프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성봉 전 중구의회 의장은 “배수펌프장이 가동될 때는 태풍과 집중호우가 왔을 때고, 이때는 단전이 동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단전 시에도 작동이 가능한 엔진펌프를 구축을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류인채 ‘이끼의 시간’
  • [현장사진]울산 태화교 인근 둔치 침수…호우경보 속 도심 곳곳 피해 속출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울산의 小공원 산책하기](3)겉과 속은 달라-애니원공원
  • 폭우에 단수까지…서울주 3만5천여가구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