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예상보다 일찍 잠정합의안이 마련된 배경에 대해 계속되는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인한 경영위기 속 미래차 전환에 대해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10일 상견례 이후 두달만인 지난 12일 16차 교섭(노조측 교섭횟수)에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지난해 잠정합의안(7월21일) 시기보다 열흘 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당초 올해 임협 교섭은 전망이 밝지 않았다. 현 안현호 집행부가 ‘강성’으로 꼽히는데다 안현호 지부장도 임단협 상견례와 출정식등에서 “올해 교섭은 굵고 길게 가겠다.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여름휴가 전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노사가 교섭 시작 두달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올해가 임금협상인만큼 기본급과 수당, 성과금 등에 대해 사측이 노조가 요구하는 부분에 부합하는 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1차 협상안에서 기본급 8만9000원, 성과급 250%+300만원을 제시했고, 2차 협상안에서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280%+400만원, 주식 100주, 재래상품권 1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어 3차 제시안인 △기본급 9만8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수당 1만원 △경영성과금 200%+4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등을 노조가 받아들이면서 잠정합의가 이뤄졌다.
그보다 별도요구안으로 노조가 제시한 미래자동차 산업 관련 국내공장 신설 및 신규투자 요구 건과 신규인원 충원 문제에 사측이 공감하면서 통 크게 수용, 국내 투자와 고용 문제를 해결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는게 안팎의 시각이다.
실제 노조는 13일 발행한 소식지에서 “단협을 능가하는 별도요구안을 쟁취했다”며 29년 만에 신규공장 건설과 13년만에 신규인원 충원 두 가지 안에 대해 크게 다뤘다.
노조는 이날 대의원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노조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에 대해)울산공장의 현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19일 찬반투표 결과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한편 박천동 북구청장은 이날 환영 입장문을 내고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빠른 시일 안에 현대차 노사를 만나 전기차 생산공장으로 재편과 신규 채용에 필요한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