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23일 시교육청을 상대로 2023년 정기분 울산시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사를 벌여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과 어린이독서체험관 설립하는 예산안을 부결시켰다. 지난 8월말 첫 번째 도전에서 부결된 이후 두 번째 도전에서도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시의회 결정에 시교육청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일부 교육위원들과 함께 제주도 현지에 방문해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고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내심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옥희 교육감은 부결 직후 자신의 SNS에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환경 만들어주고자 하는 계획에 차질 생겨 안타깝다”며 “의견이 서로 달라 부결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어린이독서체험관 관련 안건은 우리 교육청의 노력과 내용을 보면 시의회 교육위원회의 결정은 매우 안타깝다”고 우회적으로 시의회를 비판했다.
노 교육감의 공약사항인 이 사업은 제주도 도두일동 소재 모 호텔을 매입비 190억원, 사무실 구축과 객실 도배비 등 리모델링비 9억9000만원 등 200억원을 들여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으로 설립한다는 것이다.
이 호텔은 대지 5210㎡, 건물 연면적 6013㎡에 지하 1층, 지상 4층, 객실 125실, 식당(1회 250명 수용)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의원들은 학생 수학여행이나 교직원 연수를 위해 200억원 가량의 혈세를 들여 울산도 아닌 타 지역에 호텔을 매입하려는 구상 자체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또 매입비 자체가 시세보다 비싸다고 판단하는데다, 교육청이 제시한 사업비 200억원보다 추가 비용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식당, 전기실, 소방시설 등도 노후화해 학생들을 위한 시설로 사용하려면 개·보수에만 수십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근 공항의 비행기 소음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반면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숙박비 부담을 줄이고 교직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각종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등 지역사회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에 3번째 도전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말하기 곤란하며,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면 그때가서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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