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지각 겨울
상태바
[맹소영의 날씨이야기]지각 겨울
  • 경상일보
  • 승인 2022.11.24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첫 눈이 내린다는 겨울의 두 번째 절기 소설(小雪)이 무색하게 강원 산간 지역은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대개 이맘 때면 강원 산간지역은 영하 2~3℃ 선까지 떨어져야 하는데, 5~6℃ 정도 높은 영상기온을 보이고 있다. 영하 4.6℃를 보여야 할 대관령도 영하 2.5℃를 기록했다. 남녘의 상황은 더 하다. 겨울을 눈앞에 둔 11월 하순에도 부산·울산·경남은 낮 최고기온이 20℃를 넘나들며 평년보다 5, 6℃ 안팎으로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 이는 10월 중순에 해당하는 기온으로 날씨가 한 달 가량 뒤쳐져 있다.

초겨울을 앞둔 이상 고온 현상은 중·단기적인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기적인 원인으로는 최근 1~2주간 한반도 남쪽으로 발달해 유지하고 있는 따뜻한 고기압 탓이다. 이 고기압은 추위를 가져다주는 대륙고기압과는 달리 따뜻하고 온화한 성질을 갖고 있는데다가, 주변의 풍향을 따라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고기압의 영향권에서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일사까지 강해져 낮기온을 크게 오르게 했다.

중기적인 원인으로는 ‘북극진동’을 꼽을 수 있다. 북극진동은 북극을 뒤덮은 찬 공기의 극소용돌이가 수일에서 수십일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말한다. 북극진동이 강해지면(양의 북극진동) 대기 소용돌이가 빨라져 찬 공기가 북극에 갇히게 된다. 반면 북극진동이 약해지면(음의 북극진동) 소용돌이가 약해진 틈을 타 북극의 찬공기가 새어나오는데, 이럴 때 이례적인 한파가 온다. 최근 한달 간은 북극진동이 강해져 찬 공기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아 포근했던 것이다.

가을비를 내복 한 벌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이번 주 내린 비로는 2주 넘게 지속된 고온현상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다음 주 초반 전국에 예고된 비는 계절의 시계를 겨울로 다시 돌려놓겠다. 평년 수준을 밑도는 초겨울 추위가 나타날 텐데,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 울산 0℃, 그 밖의 남부 대부분 지방도 영하의 기온이 예상된다. 그동안 너무도 높았던 기온 탓에 체감추위는 훨씬 더 크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