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지역 주요 도심 도로의 고질적인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교차로 혼잡구간 입체화 사업의 판을 키우기로 했다. 시는 기존 입체화 사업 대상인 여천오거리는 물론 울산 전역의 혼잡 교차로와 사거리 등을 대상으로 지하도로와 고가차도 설치 여부를 타진하기로 했다.

시는 교차로 혼잡구간 입체화 사업을 중·장기 대형 투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지역 도심 주요 간선도로 교차로와 오거리 등 일부 특정 노선에 교통량이 몰리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시가 꼽고 있는 대표적인 혼잡구간은 여천오거리다. 여천오거리는 국토교통부의 교차로 서비스 수준에서 F에 해당된다. F구간은 극도의 정체로 운전자가 견딜 수 없는 수준일 정도로 정체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는 지난 2020년 국토부가 주관하는 제4차 대도시권 교통 혼잡도로 개선 사업에 여천오거리 입체화 사업을 대상 사업으로 신청하고 폭 20m 규모의 4차선 고가도로 개설을 추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당시 국토부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도로를 신설하는 것이 비용이나 효과 측면에서 낫다는 입장이었다.

시는 앞선 신청 때는 지자체가 필요성을 요약해 대상 사업 선정을 신청하면 국토부가 사업 적정성을 검토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는 이번에는 자체 용역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을 먼저 확보한 뒤 국토부를 설득하기로 전략을 변경했다. 용역에서는 최우선 대상인 여천오거리는 물론 관내 주요 도로의 교차로, 로터리, 사거리 등 6곳으로 범위를 확대해 고가차도·지하차도 등을 설치하는 혼잡도로 개선 사업 대상 선정을 추진한다.

시는 내년 1회 추경에 교차로 혼잡구간 입체화 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를 반영한 뒤 1년간 용역을 실시한다. 이후 결과물을 바탕으로 제5차 대도시권 혼잡도로 개선 사업 반영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시가 검토하고 있는 교차로 혼잡구간 입체화 사업의 총 추정 사업비는 국비 1013억원, 시비 825억원 등 1838억원 수준이다. 대도시권 혼잡도로 개선 사업으로 선정되면 정부가 설계비 100%와 건설·감리비 50%를 지원해 시 재정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