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2023년 울산경제 회복을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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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2023년 울산경제 회복을 바라면서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2.12.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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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용주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수출 주도의 성장을 이뤄왔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이 6445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세부적으로는 반도체·화공품·자동차 등 15대 주요 품목 모두 수출이 크게 증가했고, 미국·중국·EU 등 주요 지역에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중소기업 수출액이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행에서 지난달에 발표한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중국과 IT 품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입 수요가 약화되면서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10월 통관 수출이 반도체, 철강 등 다수 품목의 부진으로 2년 만에 감소로 전환했고, 이에 따라 하반기 수출 성장률도 0.9%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내년에도 지금의 수출 부진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주요국 통화 긴축, 유럽 에너지 문제, 중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면서 상품 수출 증가율이 올해 3.4%에서 내년 0.7%로 하락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상품 수출이 반도체 단가 하락과 중국 수요 둔화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3.7% 감소하면서 성장에 대한 수출 기여도가 상당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상승세가 꺾이자 기업들도 설비투자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올해 대규모 증설로 설비투자를 확대하던 반도체 기업들도 내년에는 업황부진에 대응해 투자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석유화학 및 철강 등 비IT부문에서도 설비투자가 위축될 전망이다. 특히 설비투자의 차입금 의존도를 감안할 때, 최근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제조업 투자 여건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던 민간소비마저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점차 둔화되고 있어 올해 2.6%로 예상되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내년에 1.7%로 하락할 전망이다. 결국 글로벌 통화긴축과 중국 코로나 방역 정책이 전환되지 않는다면 내년 경제 성장 흐름은 올해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울산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석유제품과 화공품 수출은 중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인해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기변동에 민감한 화공품은 올해 10월 기준으로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5.7% 감소하였다. 글로벌 수요 둔화가 지속된다면 울산지역 수출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다행인 면도 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내수판매는 부품수급상 개선, 신차출시 등의 영향으로 조금씩 회복될 전망이며 수출은 해외수요 제약요인(글로벌 긴축 등)에도 최근 공급망 차질 완화 및 친환경차 판매 호조 등을 바탕으로 증가세 유지가 예상된다. 조선산업의 경우에도 친환경 선박 및 LNG 해상운송 수요 등으로 선사들의 발주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은 기수주 선박의 건조가 진행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인력난, 노사갈등의 리스크가 원활하게 해소되어야 할 필요가 있겠다.

지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울산의 특성상 수출 부진은 울산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미칠 수밖에 없다. 수출이 둔화되면 제조업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설비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민간소비 역시 둔화될 것이다. 특히 울산은 지역 내 서비스가 대부분 지역 주민에 의해 소비되기 때문에 제조업 업황을 따라 서비스 생산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순환 과정에서 경기 하락은 피할 수 없지만, 그에 따른 경제적 고통은 경감할 수 있다.

수출 부진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신사업을 확대해 수출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울산지역 수출은 석유제품,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특정 국가의 정치적 이슈나 정책적 규제만으로도 쉽게 위축될 수 있다. 실제로 울산지역 수출은 2011년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사우디-러시아 유가 전쟁, 중국의 한한령, 미중 무역분쟁 등을 거치며 수차례 호황과 침체를 반복해왔다. 이러한 변동성에 대응하려면 기존 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신성장 사업들을 발굴하고,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해 수출의 다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글로벌 수요 둔화를 직접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수출 변동성 완화와 경제 안정을 통해서 고용 부진, 인구 유출 등 울산경제의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배용주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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