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화물연대 총파업, 지역경제 근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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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화물연대 총파업, 지역경제 근간 흔든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12.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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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째로 접어든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대 업종의 출하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정유, 철강, 석유화학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이번주 중으로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유·석유화학은 울산이 주력산업으로 삼고 있는 분야로, 총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울산지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산업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5대 주요 업종에서 3조5000억원의 출하 차질이 발생했으며, 특히 철강·석유화학은 적재 공간 부족으로 이르면 이번주부터 감산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산업별 피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가 경제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6일 총파업 총력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울산에서는 1000여명의 조합원들이 태화강역 광장에 모여 ‘화물 총파업 투쟁 승리 총력투쟁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규탄하며 화물연대와 함께 더욱 강경한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국건설노조 울산본부는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일부터 레미콘 노동자들과 콘크리트펌프카 노동자들의 동조파업을 예고했다.

정부와 화물연대 간의 강대강 대치 속에 기업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13일 성명에서 “석유화학산업은 최근 고유가와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로 대부분 업체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기업들은 생산된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석유화학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하루 평균 1238억원에 이르는 매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석유화학과 함께 울산의 3대 주력산업으로 분류된 조선과 자동차도 위기에 처했다. 당장 철강이 운송이 제대로 돼야 자동차와 선박을 만들 수 있는데 운송이 안되니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지금 우리나라는 먹구름 속에 갇혔다. 수출은 두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실물경제는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부인 울산은 더욱 그러하다. 현재 국민 대부분은 파업철회를 원한다. 국가경제가 파탄날 지경인데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계속 파업을 지속한다면 결국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시선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파업이 외부 세력을 등에 업고 정치색을 띤게 된다면 화를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노조와 정부가 한발씩 물러서서 출구전략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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