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옥희 교육감 별세…열정 되새기며 교육 공백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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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옥희 교육감 별세…열정 되새기며 교육 공백 없도록
  • 경상일보
  • 승인 2022.12.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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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성공, 활발하게 교육행정을 해온 노옥희 교육감(64)이 8일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노 교육감은 이날 낮 12시 남구 한 식당에서 지역 기관장들과 오찬 모임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심장마비 증세를 보이며 쓰려졌다.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회복되지 못하고 50여분만에 사망판정을 받았다. 날벼락 같은 소식에 교육계는 물론 울산시민들은 당혹감에 빠졌다. 지난 4년간은 물론 재선에 성공한 뒤 지난 6개월여동안 교육감으로서 최선을 다한 그의 헌신을 울산시민들은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명복을 빈다.

1979년부터 울산에서 교편을 잡은 노 교육감은 1986년 한국YMCA중등교육자협의회 명의로 발표된 교육민주화선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해직되면서 전교조 울산지부 1·2대 지부장을 지냈다. 해직 13년만인 1999년 울산명덕여고 교사로 복직했다가 2002년 교육위원으로 출마하면서 퇴직했고 2006년까지 교육위원을 지냈다. 그 후 시장·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했다가 낙선했고, 2018년 교육감에 당선됐다. 울산 최초의 진보·여성교육감으로서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그간의 교육행정과는 확연히 다른 리더십을 보였다. 최하위권이었던 울산교육청의 청렴도와 교육복지는 최상위권으로 뛰어 올랐다. 특히 전직교육감 시절 꼴찌 수준이었던 직무지지도가 전국 2위에 랭크되면서 학부모·학생·시민들의 높은 신뢰를 얻어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이제 우리는 매사에 역동적이고 모든 학생·학부모에 진심을 다한 교육자 노옥희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새로운 교육감을 뽑는 선거를 우리는 내년 4월에 치러야 한다. 선거를 거쳐 새 교육감이 취임하겠지만 누가 되든 노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이어가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울산시민들의 신뢰 속에 재선된 그의 임기가 아직도 3년여 남았다. 보궐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도 나름의 교육철학을 갖고 참신한 공약을 내놓겠지만 노 교육감을 선택했던 울산시민들의 바람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노 교육감은 배움성장집중학년제 운영, 유치원 무상교육 실현, 학생 체험공간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울산의 새 교육감이 취임하기까지는 앞으로 4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내년 4월5일이 보궐선거일이다. 선거정국으로 치달으면서 혼란에 빠질 우려가 크다. 직무대행을 맡은 부교육감을 비롯한 교육계가 똘똘 뭉쳐 교육행정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겨우 틀을 잡아가던 울산교육계가 또다시 혼란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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