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26일 오전 7시45분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발생된 화재로 7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인근 숙박동 투숙객과 종사자 등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대피했다. 이러한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재난 현장 지휘관으로써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의 경우 지하주차장 천장 1층은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우레탄폼이 사용됐는데, 화재 발생 시 우레탄폼 연소로 급격한 연소 확대가 진행되어 염화수소, 황화수소 등 다량의 맹독성 가스가 발생됐다. 동시에 짙은 농연이 형성됐고 급격히 시야를 가려 피난 경로를 찾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희생자들은 유독가스를 흡입하는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놓쳤을 것이다.
만약, 불특정 다수가 출입하는 다중이용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신속히 대피하지 못한다면 누구라도 이러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지 않을까?
혹시라도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안전한 공간으로 대피할 수 있는 피난 동선을 반드시 알아두도록 하자.
피난동선을 확인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 옥외(옥상 또는 피난안전구역을 포함)로 이르는 피난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다.
실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불이야~”라고 외치고 주변에 있는 화재비상벨을 눌러서 다른 사람들에게 화재사실을 알리는 동시에 신속하게 탈출해야 한다.
또한 최대한 낮은 자세로 이동해야 하고 호흡기는 젖은 수건으로 막고 이동해야 유독성 가스 흡입으로 인한 질식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때 지상으로 나갈 수 없으면 옥상으로 대피해야 하며 엘리베이터의 사용은 피하고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상구 등의 위치를 알려주는 피난설비를 잘 보고 피난 경로를 찾아야 한다.
첫째, 화재 발생 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위해서는 건물 내 곳곳에 설치돼 있는 유도등을 잘 보고 피난 방향을 찾아야 한다. 유도등의 종류에는 비상구 출입문에 설치된 피난구 유도등, 복도·통로·계단통로에 설치된 통로유도등, 영화상영관 등 바닥에 설치된 객석 유도등이 있다. 이들 유도등의 방향을 잘 따라가면 비상구를 찾을 수 있다.
둘째, 3층 이상 10층 이하의 층에 설치된 완강기 등 피난기구의 위치를 알아두자. 안전 구역으로 피난하지 못했다면 해당 층에 설치된 피난기구의 위치를 잘 알아두어야 위급 시 피난기구를 사용해 탈출할 수 있다.
셋째, 피난통로가 확보돼 있는지 확인하자. 장애물이 있으면 대피 시 어려움이 있어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건물 면적 1000㎡ 이상일 경우 매 층 또는 1000㎡ 마다 방화문이나 자동방화셔터로 구획하게 되어 있는데 방화문은 항상 닫혀있거나 화재감지기 등에 의해 화재 시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여야 하고 대피 시 화재가 발생한 곳에서 문을 꼭 닫고 나와야 연기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울산소방본부에서는 비상구 상시 확보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피난 방화시설 및 방화구획을 폐쇄·훼손하는 행위 △피난 방화시설 및 방화구획의 용도에 장애를 주거나 소방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 △피난 방화시설 및 방화구획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위법 행위다.
시민은 재난에서 안전할 권리, 위험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소방관들은 위험에 처한 간절한 목소리를 들으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위험 속으로 뛰어 들어가서 구조활동을 펼친다. 그러나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소방관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혹시모를 위험에 처하면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한다.
다가오는 연말연시 영화상영관, 종교시설, 대형 판매시설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게 된다면 비상구로 향하는 피난동선을 반드시 알아두도록 하자.
김규주 울산 북부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