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가 615회 봉합수술…원장 등 4명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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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가 615회 봉합수술…원장 등 4명 실형
  • 이춘봉
  • 승인 2023.01.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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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에게 봉합 등의 수술을 맡긴 지역 산부인과 병원 대표원장과 봉직의들에게 무더기 징역형이 선고됐다. 간호조무사가 의사를 대신해 수술한 횟수는 615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법은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울산의 한 산부인과 병원 대표원장 A씨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 B씨에게 징역 2년6월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다른 대표원장 C씨에게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300만원, 봉직의 3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또 대리수술을 한 간호조무사 D씨에게는 징역 2년6월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 대표원장과 의사들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수술 보조 업무를 하던 간호조무사 D씨에게 총 615회에 걸쳐 무면허 의료 행위를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제왕절개 수술 과정에서 분만 이후 자궁과 복벽, 근막까지만 봉합한 뒤 수술실에서 나갔고, 피하지방과 피부층 봉합은 D씨가 마무리하도록 했다. 요실금 수술 등 여성성형술과 복강경 수술 역시 마무리 봉합은 D씨에게 맡겼다.

대리수술 횟수는 A씨가 157회로 가장 많았고, B씨가 128회 등이었다.

이들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마친 뒤 자신들이 끝까지 수술한 것처럼 속이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를 청구해 584회에 걸쳐 8억8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A씨는 또 간호조무사 자격조차 없는 비의료인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해 수술실에 입실시킨 뒤 수술 도구를 전달하거나 환부를 소독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약 3년6개월 동안 622회에 걸쳐 간호조무사와 간호사에게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하도록 지시했다”며 “무면허 의료 행위가 병원 차원에서 조직적·체계적으로 이뤄졌고, 환자들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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