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쇠뿔도 단김에 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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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쇠뿔도 단김에 빼라
  • 경상일보
  • 승인 2023.01.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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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울산예고 교사 출신인 김창한 화백은 ‘동백’과 ‘일출’의 작가로 유명하다. 김 화백은 해마다 연말연시 울주 진하해수욕장에서 혹한의 추위에도 캔버스를 펼치며 일출의 장관을 화폭에 담는다. 양산 통도사의 매화도 그의 단골 소재다. 화구를 챙겨 그가 나타나면 얼음장 아래로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한다. 김 화백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용솟음치는 역동성과 생동하는 기운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전율을 느낀다. 김 화백은 그림을 구상할 때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를 먼저 고려한다고 했다.

김 화백이 그림을 그릴 때 구상과 밑그림, 채색이라는 과정을 밟듯, 김두겸 시장도 울산시정을 펼칠 때 같은 순서를 밟는다. 김 화백이 자신의 정체성과 예술적 가치에 중점을 뒀다면, 김 시장은 언제나 울산과 시민이 중심이다. 울산에 도움이 될 것인가, 시민에게 이익이 될 것인가를 우선 생각하고 고민한다.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이라는 비전도 여기에 포함된다. 지방의원과 기초단체장을 역임하면서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가치를 비전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단순히 선거 전략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필자는 김 시장을 곁에서 오랫동안 보좌해왔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안다. 김 시장은 아이디어 뱅크인 동시에 불도저 같은 강한 추진력이 상징이다. 김 시장을 잘 모르는 사람은 무리수를 둔다고 하지만, 아는 사람은 잘 할 수 있는 일과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추진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김 시장이 추진해서 실패한 일은 없다. 구청장 재임 때 선암호수공원, 거주자우선주차제, 장생포 고래관광단지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추진 과정에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은 있었어도 결과에 대한 성과를 확인한 뒤에는 모두 수긍했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시장이 곧잘 쓰는 말이 있다. 일하다 보면 그릇을 깰 수도 있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 그릇도 잘 깬다는 것이 지론이다. 김 시장은 작년 7월 취임과 동시에 선거 때 시민들에게 약속한 사안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겼다. 32년 만에 현대자동차 전기차공장 신설이라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끌어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김 시장의 공언에 현대자동차가 화답한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 시장은 현대자동차 발표 직후 공장 설립에 필요한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공무원을 현장에 파견해 상주시켰다.

김 시장의 진심을 확인한 기업들의 연이은 투자가 이어졌다. SK에너지와 고려아연, 후성 등도 울산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약속했으며, S-OIL은 9조원이 넘는 샤힌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주력산업인 화학기업의 투자가 이어지자 김 시장은 즉각 ‘석유화학 기업지원 특별팀’을 구성토록 했다. 울산을 일자리의 바다로 만들겠다는 김 시장은 결국 일자리는 기업의 몫이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투자하기 좋고, 경영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윤추구라는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달성될 때,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은 선순환될 수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울산을 지키는 기업이 투자하고, 울산을 떠난 기업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는 필수다. 기업 초기 투자의 큰 몫을 부담하고 있는 공장 용지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개월간 오래전부터 구상해왔던 그림의 밑그림을 그렸다면, 올해는 밑그림을 조금 더 구체화하고, 본격적으로 채색화 화는 과정이다. 올해 추진해야 할 중요 10대 시정과제가 그것이다. 주력산업의 구조고도화와 신산업 육성, 꿈과 재미가 넘치는 청년도시를 포함한 일자리와 문화로 풍요로운 울산이다. 또한, 도시공간 구조 개편과 편리한 교통망 구축 등 살기 좋은 울산도 주력 시정과제다. 촘촘하고 튼튼한 복지망과 안전망 구축을 통한 안전하고 건강한 울산도 올해 이루어야 할 목표다.

김두겸 시장은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을 강조한다. 삶의 안정이 모든 것의 기초이자, 출발점이고, 목표라는 것이다. 2023년은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한다’라는 말을 실천할 때다.

김종대 울산시 대외협력비서관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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