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의 음악이야기(229)]산마르코 대성당
상태바
[구천의 음악이야기(229)]산마르코 대성당
  • 경상일보
  • 승인 2023.01.12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산마르코대성당(Basilica di San Marco)은 르네상스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음악활동을 했던 베네치아 악파가 결성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이다.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여러 나라에서 내로라는 음악가들이 산마르코성당에 모여들어 새로운 양식의 미사음악을 작곡하였고 다양한 연주를 통해 새로운 악풍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음악역사에서 산마르코 대성당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이 곳에서는 뛰어난 음악가들이 혁신적인 연주형태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합창석을 두 곳으로 나누어 두 개의 합창단이 연주를 하는 음악 역사상 초유의 경험을 하게 한 것이다. 지금도 산마르코 대성당에 가면 두개의 성가대가 노래할 수 있게 배치된 합창석을 볼 수 있다. 이같은 새로운 시도는 베네치아의 풍부한 경제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성당에서 공부한 많은 작곡가들이 르네상스시대에 전 유럽에 퍼져나가 유럽음악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본래 산마르코 대성당은 828년에 상인들이 알렉산드리아에서 훔쳐온 성물을 보관하기 위해 두칼레 궁전 옆에 지은 건물이다. 반란이 일어나 976년에 불에 타버려서 그 당시 모습은 알 길이 없고,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건물은 1163년에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잔틴 건축양식의 산마르코대성당은 막강했던 베네치아의 재력으로 계속 증축을 했으며 황금으로 칠을 해 ‘황금교회’라고도 불렀다.

산마르코 성당이라는 이름은 신약성서 두 번째 권에 있는 마가복음을 쓴 복음사가 마르코(마가 Marco)의 유해가 안치돼 있어서 붙여졌다. 마르코의 유해가 베네치아로 오게 된 동기도 특이하다. 베네치아의 상인 두 명이 이집트에 장사하러 갔다가 마르코의 유해를 훔쳐와(혹자들은 운송해 왔다고 표현하기도 함) 그 유해를 보관하기 위해 대성당을 건축하여 마르코 유해를 안장하고 그때 가져온 여러 유물도 함께 보관하고 있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안드레아 가브리엘리(Andrea Gabrieli) 작곡, Te Deum Patrem ingenitu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송은숙 시인의 월요시담(詩談)]복효근 ‘목련 후기(後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