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기 2곳 중 1곳 설 자금난…경기침체 수렁 빠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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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기 2곳 중 1곳 설 자금난…경기침체 수렁 빠질라
  • 경상일보
  • 승인 2023.01.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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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가 233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절반 이상인 50.2%가 ‘설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수도권은 4개 기업 가운데 1개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울산·부산은 2개 기업 중 1개 기업이 자금을 겪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쓰러지면 우리나라 경제가 쓰러진다. 정부는 이번 설 자금 확충 뿐만 아니라 향후 중소기업의 생존 방안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설 자금 사정의 애로를 호소한 중소기업은 2021년 54.7%, 지난해 53.3%, 올해 50.2%로 3년 연속 응답 비율 절반을 넘었다. 주요 원인은 ‘판매(매출) 부진’(49.6%)과 ‘고금리’(42.7%)가 1순위와 2순위로 조사됐다. 지난해 1순위인 ‘원·부자재 가격상승’(40.2%)보다 높았다. 은행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은 △높은 대출금리(72.1%) △대출한도 부족(27.0%)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16.7%) △부동산 담보 부족(12.9%) △과도한 서류 제출 요구(12.0%) 순이었다. 특히 높은 대출금리는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설 명절이 불과 열흘 정도 밖에 안 남았지만 중소기업 경영 상황은 좀체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번 설문 조사에서 자금 사정 악화의 제1 원인이 지난해 ‘원·부자재 가격상승’에서 ‘판매부진’과 ‘고금리’로 바뀐 것은 의미심장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판매(매출)이 부진하다는 것은 전체적인 경기가 서서히 침체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여기다 판매부진에 고금리가 계속 겹치게 되면 중소기업의 경제는 선순환에서 악순환의 고리로 급속하게 빨려들게 된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본격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전 세계 경제는 긴축 국면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2월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998년 IMF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사태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자금 사정을 호소한 기업이 울산·부산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에 이르렀다는 것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해 초부터 중소기업들이 자금 사정에 허덕인다면 근로자들의 의욕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이 쓰러지지 않도록 경영비용 지원, 대출 상환 부담 완화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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