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연말 진수돼 명명식을 가진 ‘울산태화호’의 계류장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계류장(정박지)은 보트나 배를 대고 매어놓는 장소다. 자동차로 치면 주차장과 같다.
시는 이러한 계류장을 확보하지 못해 현재 태화호는 울산신항 동방아이포트부두 한 선석을 임차해 임시로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의 조치로, 시는 태화호의 계류장을 확보하기 용역 등을 거쳐 3곳의 후보지를 압축했으나 여러 문제가 얽혀 있는데다 난제가 산적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는 당초 지난해 남구 장생포항 고래바다여행선 계류장에 ‘울산태화호’를 계류하기로 했다가, 고래바다여행선보다 두 배 가량 길고 부피가 큰데다 항만 통행 지장 등 항만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기존 계류장 인근에 공공계류장을 조성하기로 했는데, 항만기본계획을 전체적으로 변경해야하는 문제에 벽에 부딪혔다.
시는 이에 동구 방어진항으로 선회했으나, 이 또한 국가어항으로 해수부와 협의 및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다 어민들의 반발, 사업비 부담 문제 등으로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안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곳이 울주군 나사항이다. 나사항은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지방어항으로 울주군과 협의만 잘 이뤄지게 되면 사업 진척이 상대적으로 순조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와 관련 이날 오후에 이순걸 울주군수와 군의원, 군청 간부직원들을 대상으로 태화호 시승식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비 분담과 어민 반발 민원 등으로 울주군도 내심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타 부서를 통해 검토 자료는 전달 받았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협의는 이뤄진게 없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1월말까지 내부 검토후 상반기 중으로는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후보지가 결정되면 공사에 착수, 내년 하반기에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만업계에서는 울산시가 선박을 진수하기 전에 계류장 부터 확보를 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불거졌다는 지적이다.
한편 ‘울산태화호’는 시가 448억원을 투입해 제작한 국내 최초 ICT 융합 직류 기반 전기 추진 지능형 선박이다.
탑승 규모는 300명, 운항 속도는 최대 16노트(시속 30㎞), 무게는 2700t에 달한다. 이 배는 실증 성능 시험장, 해상관광 등 다목적으로 활용된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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