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그렇게도 힘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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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은행 영업시간 정상화, 그렇게도 힘든 일인가
  • 경상일보
  • 승인 2023.01.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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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와 동시에 영업시간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노사 산별교섭 사측 대표단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영업시간 정상화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노사간 논의 과정을 보면 영업시간 정상화에 대한 적극성은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다. 노사는 지난 12일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었지만, 구체적 성과 없이 해산했고 심지어 다음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당초 ‘오전 9시~오후 4시’였던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 반~오후 3시 반’으로 줄어든 것은 2021년 7월부터다. 정부가 ‘코로나 대유행 차단’을 명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이후부터 시작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해 4월 해제됐지만 은행의 영업시간은 지금까지 원상복구 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에 대해 많은 불만을 터뜨려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4월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민은 일상생활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며 “영업시간 단축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 영업시간 단축과 관련한 국민들의 비판은 갈수록 격해지면서 은행들이 국민의 고통을 담보로 사상 최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최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시중은행 총급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들의 각사 직원 평균 총급여(성과급 포함)는 처음으로 모두 1억원을 넘었다. 직원 상위 10% 평균연봉은 2억원에 육박했다. 시중은행들은 기본급의 300~400%를 경영성과급으로 책정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은행 영업시간 복원, 대출금리 인하 등을 요구하는 고객 목소리는 아예 외면하고 있다. 영업시간 복원에 대해 노사는 협의사항임을 내세우고 있다.

고금리로 가계와 기업이 모두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이자 장사’를 하는 은행들이 성과급은 속속 올리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나몰라라 하는 행위에 대해 시민들은 불쾌감마저 느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대형마트를 비롯한 백화점, 영화관 등 많은 편의시설은 단축했던 영업시간을 정상화했다. 그런데 은행은 왜 아직도 단축영업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은행들은 노사 협상을 핑계로 내세우지 말고 영업시간 원상 복구부터 서둘러야 한다. 단지 서민들은 영업의 대상일 뿐 서비스 대상은 아니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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