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홍보관 없는 한수원 새울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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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홍보관 없는 한수원 새울본부
  • 경상일보
  • 승인 2023.01.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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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길 울산시의회 부의장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는 한수원 새울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이 곳에는 원자력 발전소 해외 수출모델인 APR1400 1, 2호기가 운영되고 있고, 3, 4호기는 현재 건설 중에 있다. APR1400은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되어 UAE에 수출된 모델이며, 2019년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세계최초로 취득하였다. 미국에서 미국 이외의 노형이 NRC설계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보다 2년 앞선 2017년에는 유럽사업자요건(EUR)인증을 이미 취득하여, 명실상부 세계 양대 인증을 모두 취득하여 안정성을 입증받았다. 이러한 성과에도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원전에 대한 안전성과 우리기술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한수원 새울본부에는 홍보관이 없다. 새울본부로 들어가는 길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가는 길이 즐겁게 느껴질 정도다. 도로의 이름도 ‘해맞이로’라고 되어 있어 이름도 예쁘다. 하지만 이 길을 따라 쭉 들어가 보면 더 이상의 접근을 거부하는 바리케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홍보관이 없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더 이상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토록 안전하고 자랑스러운 우리의 기술을 눈 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만 한다.

원자력발전소는 ‘가’급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는 있다. 주변 지역 3.6㎞는 비행금지구역이고 18㎞는 비행제한구역이다. 물론 전혀 들어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미리 한수원에 방문예약을 하고 직원과 함께 들어가야 한다. 들어간다 해도 눈에 들어오는 것은 딱히 없다. 가동중인 원전은 거대한 시설이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볼 수 없고, 건설중인 3, 4호기는 삭막한 공사현장일 뿐이다. 우수한 기술력이 입증된 APR1400을 보기 위해 해외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오고 있지만, 새울본부에서는 대충 이런 것이 있구나 하는 설명만 들을 수 있고, 원전에 대한 것을 한눈에 살펴보기 위해서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본부까지 가야만한다. 고리본부에는 여러 가지 제반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 주변에 카페와 식당도 들어와 있고, 대중교통도 편리하다. 하지만 서생면에 있는 새울본부는 삭막하기 이를데 없다. 도로만 쭉쭉 뻗어 있을 뿐 대중교통조차 이용할 수 없는 불모지이다. 오죽했으면 서생면 주민들은 차라리 기장군에 편입되기를 희망했을까 싶다. 장안읍과 서생면의 입지조건을 객관적으로 비교해 보면 압도적으로 서생면의 입지가 훌륭하다. 우선 한반도 해돋이 관광 1번지인 간절곶이 있고 한국수소산업협회에서 추진 중인 수소타운 건설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원전해체연구소도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테마로 관광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이다.

서생면에 있는 APR1400이 세계최고의 기술이라고 자랑하면서 서생면에서는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고, 장안읍으로 이동하여 별도의 홍보관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현재 건설 중인 3, 4호기가 운영되면, 발전량에 있어 고리본부를 넘어서게 된다. 고리본부에는 7기의 원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새울본부에 있는 원전은 고리본부보다 175%가 넘는 효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면 새울본부에도 홍보관이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닐까?

특히나, 원자력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한수원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뛰어난 기술을 홍보하고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한다. 새울본부 홍보관을 통해 안전한 원전, 지구온난화의 확실한 대안,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상징임을 표방해야 한다. 영남알프스가 펼쳐지는 거대한 준령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지는 해안선과 해돋이 관광 그리고 여기에 에너지관광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면 울산의 새로운 먹거리로 도약할 수 있고 원전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새울본부 홍보관에 교육적이고 도덕적인 내용의 바탕 위에 안전하고 낭만적이고 아름다움을 전하는 감성적인 홍보관을 꿈꿔 본다. 물론 새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철학은 기본으로 담겨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수원은 충분히 그러한 홍보관을 건립할 수 있을 것이라, 아니 반드시 건립할 것이라 확신한다.

강대길 울산시의회 부의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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