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당대표 경선, 상호비방 아닌 국가비전 제시로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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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당대표 경선, 상호비방 아닌 국가비전 제시로 전환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01.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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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신경전이 날카롭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3·8전당대회가 사실상 김기현·안철수 양자대결 구도로 굳혀지자 일대일 공방이 더 치열해졌다. 김기현 의원은 울산 남구을을 지역구로 하는 4선의원일 뿐 아니라 울산시장을 지냈기 때문에 울산시민들로선 그에 대한 기대가 각별하다.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지역출신의 국회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것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당 대표는 국가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인 만큼 지연(地緣) 보다는 역량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갈수록 혼탁해지는 선거전으로 인해 객관적 검증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가 난립했을 땐 누가 더 ‘친윤’인가를 두고 볼썽사나운 공방을 주고받다가 2강체제가 된 이후부터 두 후보는 상호비방에 몰두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24일 안의원에 대해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는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안의원은 25일 김의원에 대해 “공천에 대한 공포 정치를 하고 있는 게 김 후보”라고 공격했다. 그 이후로도 양진영은 서로 말꼬리를 물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을 뿐, 여당 대표로서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데는 여전히 소홀하다.

전당대회까지는 40일 남짓 남았다. 국민의힘은 26일 예비경선(컷오프)도 당원 100% 여론조사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컷오프를 통과하는 본 경선자는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갖는다. 2월13일 제주에서 시작해 부산·울산·경남은 14일로 예정돼 있다. 방송토론회도 한다. 예비·본경선 모두 투표권은 당원들에게만 있지만 어차피 국민여론이 반영되기 마련이다. 여당 대표의 역할, 정치선진화를 위한 전략, 선거법 개정에 대한 견해, 경제회복을 위한 방안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 후보들의 구체적인 생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울산출신 정치인으로서는 국가 의전 순위 최상위를 기록하게 된다. 국가의전 순위는 명문화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요직의 대우에 관한 법 조항이나 관행에 따른 의전서열은 상식화돼 있다. 당연히 대통령이 1순위이고 그 다음이 국회의장이다.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이 공히 3위이고 국무총리가 5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6위다. 7위가 3·8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여당 대표이고, 8위는 교섭단체 야당대표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의전서열에 올랐던 울산출신 정치인은 정갑윤 전 국회 부의장(9위)이다. 울산출신의 김기현 의원이 국가 의전서열 7위의 여당대표가 되는 8부능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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