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더 추운데…한파특보에도 문 잠긴 ‘한파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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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더 추운데…한파특보에도 문 잠긴 ‘한파쉼터’
  • 정혜윤 기자
  • 승인 2023.02.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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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 중구 한 경로당에 지정된 한파쉼터. 대부분의 한파쉼터가 낮시간대에만 운영하고 있어 한파특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난방 취약계층이 겨울 한파를 피하는 ‘한파쉼터’가 개방 시간 등 세부지침이 없어 운영이 제각각인 모습이다. 특히 한낮에 발효되는 폭염특보와 달리 한파특보는 새벽과 밤에 발효되는 경우가 많아 한파쉼터 지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조례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울산 전체 ‘한파쉼터’로 지정된 곳은 792곳. 중구 102곳, 남구 145곳, 동구 73곳, 북구 129곳, 울주군 343곳이다.

이중 경로당 등 노인시설이 560곳으로 전체 한파쉼터의 70%를 차지한다. 이외 금융기관이 147곳, 주민센터 44곳, 동사무소, 복지관 등이 한파쉼터로 지정돼있다.

여름철 한낮 더위만 피하면 되는 ‘무더위 쉼터’와 달리, 한파 특보는 한밤, 새벽에도 내려지기 때문에 한파쉼터는 야간 운영이 중요하다. 그러나 한파쉼터 대부분은 운영 세부 지침이 없어 제대로 사용되는 곳이 드문 실정이다.

현재 한파쉼터는 지정된 기관의 운영 시간에만 개방되고 있어 대다수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야간과 휴일, 공휴일에는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한파 특보·주의보 등이 내려지면 개방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파쉼터 운영에서 한파 경보·특보 등에 따른 단계별 상황 대처나 운영 시간 등 세부 지침은 마련돼있지 않다.

이에 각 지자체는 한파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이나 관공서에서 요청이 오면 야간 시간에도 개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해당 기관들은 외부인 출입에 따른 기물 파손이나 난방비 등 부담을 우려해 야간 운영을 꺼리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달 25일 울산 최저기온은 영하 13.6℃를 기록하며 56년만에 최강 추위가 찾아왔으나 운영시간 외 개방한 한파쉼터는 없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민센터 등은 거리가 멀어 한파쉼터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으나 경로당, 금융기관 등 주거지역과 가까운 곳은 이용 수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금융기관 등은 휴일에 열지 않고, 야간 운영은 난방비 부담 등으로 어려운 실정이여서 운영에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세,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난방 취약계층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된 가운데, 제한적인 한파쉼터 운영으로 난방 취약계층의 피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한파쉼터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 마련 등으로 취약계층 겨울나기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현재 전국 한파쉼터로 지정된 약 4만3000여곳이 일부 한파특보 시에도 개방하지 않거나 관리가 부실한 곳이 있는 등 운영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 지난달 25일부터 긴급점검에 들어갔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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