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대규모 손실 우려에 시공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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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대규모 손실 우려에 시공 포기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2.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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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440억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울산 동구의 한 주상복합 분양 사업에서 발을 뺐다. 울산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거 미분양이 예상되는 만큼 공사가 본격화되기 전에 ‘손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울산동구일산동푸르지오’ 신축 건설을 맡지 않겠다고 시행사에 통보했다. 울산 동구 일산동 일원에 644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대우건설은 2021년 시행사와 시공계약을 체결했다.

시행사는 이후 금융권에서 1000억원의 브릿지론 대출을 받았다. 브리지론은 시행 사업자가 아파트 등의 건설 사업 인허가를 받기 전에 사업 부지(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빌린 자금이다.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로부터 사업을 승인받아 사업 추진이 확실시되면 금융사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상환한다. 이후 분양을 통해 들어온 계약금, 중도금 등으로 공사대금을 치른다.

그런데 대우건설은 본 PF로 넘어가기 전 브릿지 단계에서 손을 뗐다. 대우건설은 시행사가 1000억원 대출을 받을 때 440억원 규모의 후순위 연대보증을 섰는데, 이번에 만기 도래한 440억원 전액을 상환한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손해를 보고 철수한 배경에 대해 “그나마 최선의 선택”이라면서도 “우리도 시장 침체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다만 대우건설의 책임준공을 믿고 선순위 브리지론에 참여했던 금융회사들은 갑작스러운 디폴트에 당황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대형건설사가 책임준공을 회피했다며 비판하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책임준공 의무 이행은 법적인 강제 사항이 아니다”라며 “연대보증인으로서 보증 의무를 다 하고 사업 참여자에서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브릿지론 만기가 3개월 연장된 만큼 시행사는 이 기간 대체 건설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형 건설사도 사업성이 없다며 발을 뺀 상황이라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을 거란 게 업계 설명이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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