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의 더불어나무(13)]남구 무거동 곰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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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의 더불어나무(13)]남구 무거동 곰솔
  • 경상일보
  • 승인 2023.02.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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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예천 석송령(石松靈)이 생각난다. 또 다른 모습은 장군(將軍)이 큰 검을 짚고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울산시 남구 ‘무거동 곰솔’을 만날 때 마다 드는 느낌이다.

남구 삼호곱창거리와 가까운 삼호지하도 옆인 무거동 129-4에 있다. 250~300년 된 나무가 주민들의 보살핌 속에 있다는 것이 자랑거리다. 앞으로 곱창거리와 함께 생태문화관광자원으로 더 알려졌으면 한다.

매년 정월 대보름날이면 마을에서 정성껏 제를 올린다. 지난 2019년에는 삼호당산문화제라고 하여 삼호동 주민들이 모여서 행사를 가졌다. 귀한 나무인 만큼 늘 주민들이 관리하고 있어 깨끗한 상태다. 쓰레기를 보기도 힘들 정도다.

곰솔 같은 소나무 종류는 햇볕을 아주 좋아하는 나무다. 나무 주변이 사유지이다 보니 나무보다 높은 건물들이 나무를 병풍처럼 에워싸 버렸다. 그러다보니 눈에 잘 안 보이게 되고 하루 중 햇볕을 못 쬐는 시간은 더 늘어나 버렸다.

한편, 나무주변으로 둘러져 있던 울타리는 철거됐다. 접근은 쉬워졌다. 그런데, 나무 가지 아래 뿌리가 있는 부분이 통행로가 됐다. 뿌리로 숨을 쉬어야 하는데 땅이 딱딱해지다보니 땅속 공기가 부족해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다른 곳으로 갈 곳은 없어 보인다. 자갈이나 데크를 깔아 답압을 줄였으면 한다.

당초 서너 개에 불과하던 버팀대가 12개로 늘어났다. 크고 작은 가지마다 모두 받쳐놓았다. 버팀대는 나무를 이식하거나 굵은 가지가 찢어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한시적 장치다. 깁스나 부목과 같은 기능을 한다. 깁스를 오래하면 뼈가 약해진다. 나무도 스스로 운동하고 저항력을 키워야 강한 바람에 견뎌내는 힘을 키울 수 있다. 나무를 소중하게 모시는 만큼 나무 입장에서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찾는 것은 어떨까 한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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