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저연차 직원들을 중심으로 ‘일할 때 몰아서 일하고, 쉴 땐 제대로 쉬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4조2교대란 4개 근무조 중 2개 조는 하루 12시간씩 주야간 교대 근무를 하고, 나머지 2개 조는 쉬는 근무 형태를 말한다. 하루 12시간씩 근무해 기존 4조3교대(8시간)보다 하루 근무시간이 4시간 늘어나지만, 쉴 때 몰아서 쉬게 돼 총 근로시간은 같고, 휴무일은 연간 80여일 늘어난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애경케미칼은 울산공장 생산직 근무 형태를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바꿨다. 애경케미칼은 생산 효율성과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향상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교대제 전환을 검토해왔으며, 9월부터 3개월간 4조2교대 근무를 시범운영한 바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도 최근 임금협상에 따라 1962년 창립 이후 61년 만에 4조2교대로 근무체계를 전환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울산 CLX도 지난 8일부터 4조2교대로 전면 전환됐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도 지난해 말부터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4조2교대를 도입했다.
특히 S-OIL 울산공장의 경우 지난 2021년 1월 정유업계 최초로 4조2교대를 도입했다.
S-OIL 관계자는 “최근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요구가 많아짐에 따라 4조2교대를 도입했다”며 “기존 4조3교대 대비 휴무일이 증가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으며, 오후 3시 근무 교대가 없어져 정비 작업 등이 중단 없이 진행돼 효율성이 높아졌다. 또한 교대 횟수 축소에 따라 공정 운전 실수 발생 위험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사업장에서 4조2교대 여론이 높은 것은 아니다. 그동안의 근무 시스템에 익숙한 고연차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 노동조합은 최근 4조2교대 도입을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 했으나 반대 48%로 부결됐다.
김태열 한화솔루션 노조위원장은 “세대별로 입장차가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에서 50대 이상 조합원의 78%는 근무제도 변경에 반대했다”며 “장기간 검증된 근무체계를 바꾸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장시간 근무에 따른 피로도 증가와 집중력 저하에 따라 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장시간 노동이 어렵지 않아 4조2교대를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중장년층에겐 큰 변화이고 신체적 무리가 따를 수도 있어 입장차가 생길 수 있다”며 “업종과 근무조건 등을 고려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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