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은 지난 25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라운드 홈경기에서 경기 시작 10분 만에 실점했지만 엄원상, 루빅손의 연속 골에 힘입어 2대 1로 역전승했다.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른 시간에 전북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10분 전북 아마노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찔러준 패스를 송민규가 왼발 슛으로 연결해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른 실점에 당황한 울산은 전반 14분 U-22세 자원 강윤구를 일본 아시아 쿼터 선수인 에사카 아타루로 교체하며 만회에 나섰다.
점차 공격 기회를 늘려가던 울산은 전반 43분 페널티 지역에서 바코의 슛이 수비수를 맞고 나오자 엄원상이 오른발로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을 노리는 울산은 후반 8분 부상을 당한 엄원상 대신 스웨덴 출신 루빅손을 투입했다.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19분 전북 골키퍼 김정훈이 동료의 백패스를 받으려다 실수를 저질렀고, 압박하던 루빅손이 볼을 탈취해 몰고 들어가 밀어 넣어 K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역전골의 주인공인 루빅손은 스웨덴 7부리그에서 시작해 1부까지 올라선 이력으로 울산 입단 발표 때부터 주목받은 선수다. 2011년 7부리그 소속의 지역팀 묄니케 IF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15년 5부리그 세베달렌스로 이적했고, 세미 프로에서의 활약에 힘입어 2018년엔 스웨덴 2부리그 외리뤼테 IS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진입했다.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30경기 11득점 6도움을 기록한 그는 중앙 공격수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되며 리그 두 시즌 간 59경기 23득점 14도움의 성적을 냈다. 2020시즌에는 마침내 스웨덴 1부리그까지 올라섰다. 명문 팀 함마비 IF 유니폼을 입은 그는 세 시즌 동안 88경기에서 31골 19도움을 남겼다. 그는 지난해엔 스웨덴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울산을 통해 처음으로 스웨덴 밖에서 뛰는 도전을 택한 그는 새로운 무대에 첫선을 보인 경기부터 그간 갈고 닦아온 기량을 뽐냈다.
울산 팬들은 엄청난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이후 울산은 루빅손, 바코 등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전북의 공격을 막아냈다. 울산은 후반 43분 바코, 이규성, 주민규를 빼고 마틴 아담, 조현택, 김민혁을 내보내며 한골 차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울산은 타이틀 방어 시즌에 돌입하는 중요한 일전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지난해 우승하며 동기부여에선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는데, 첫 경기에서 역전승을 한 건 우리 팀에 큰 힘이 될 거로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울산의 힘이 성장했다는 점을 잘 보인 경기”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날 문수축구경기장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K리그 최다 관중인 2만8039명이 입장했다. 경기장 주변은 수많은 인파와 차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수구장에 입점한 치킨, 분식, 카페 등 매점은 팬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치킨집은 경기가 시작하기 전임에도 이미 품절되기도 했다. 유니폼, 머플러 등을 살 수 있는 UHSHOP도 인파가 몰렸다. 특히 전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자 경기가 끝난 후에도 유니폼을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이 형성돼기도 했다.
한편 울산은 내달 5일 오후 2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강원FC와의 원정 경기에 나선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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