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대암댐, 수자원공사의 이중잣대 적극 행정으로 피해 보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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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대암댐, 수자원공사의 이중잣대 적극 행정으로 피해 보상하라
  • 경상일보
  • 승인 2023.05.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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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우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오염된 물에 의해 전파되는 콜레라나 이질 같은 수인성 전염병 때문에 전 세계 인간의 평균수명은 30~40세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하수도가 설치되고 안전한 식수가 공급되면서 이제는 80세 이상도 가능하게 됐다. 인류 최대의 발명품인 상하수도는 사회구성원 전체의 평균수명을 높이는 데 직접적으로 이바지했다.

120만 울산시민이 쓰는 물은 어디에서 공급될까. 울산의 생활용수(정수) 생산은 5개 댐에서 모은 물과 낙동강 물을 합쳐 이뤄진다. 특히 가뭄 때는 낙동강 물을 많이 가져올 수밖에 없는데 대암댐이 이 역할을 한다. 대암댐 상류 하잠리에 있는 도수터널은 하루 최대 45만㎥(t)의 낙동강 물이 울산으로 통과한다. 겉으로 보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삼동면에 있는 대암댐은 멀리 신불산이 보이고 문수산이 물에 비칠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다. 가끔 들러보는 대암댐은 ‘물멍’을 때릴 정도로 평온하다. 자전거 라이더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대암댐 둘레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통 장작가마로 굽는 도예촌도 정겹다. 금곡 농촌체험마을과 고 신격호 롯데 회장의 생가도 대암댐과 가깝다. 울산시가 조금만 신경 쓰면 대암댐은 그야말로 울산 12경에 버금갈 듯 하다.

이런 경관을 유지하는 비결은 아이러니하게 주민들의 희생이다. 1968년에 착공해서 1969년에 준공된 대암댐은 그동안 마을 주민과 생사고락을 같이했다. 댐 건설 이후 댐 주변 지역은 잦은 물안개로 교통사고 위험과 통행불편 그리고 농산물수확량 감소 등 피해가 심각하다. 또한, 댐 주변지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여름이면 덥고 겨울이면 춥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은 호흡기 관련 질환에 자주 걸리고 신경성 질환이 증가하는 등 끊임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도수터널의 소음은 또 어떠한가. 밤낮으로 윙윙대는 소리에 마을 주민들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뿐만 아니라 대암댐에 쌓인 퇴적토는 총저수용량의 61%에 달해서 2016년 태풍 ‘차바’와 2018년 태풍 ‘콩레이’때 물 폭탄으로 댐 상류 삼동면은 피해가 극에 달했다. 삼동초등학교는 교실을 잃었고 삼동면 주요 도로가 침수돼 하마터면 수백 명의 인명이 고립될 위기도 있었다. 비만 오면 불안해지는 주민들의 심정은 타들어 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5년부터 대암댐 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수질오염 방지 등을 이유로 사유재산권까지 규제될 지경이다.

그런데도 50년 이상 동안 참아온 주민들에게 당국의 지원은 전혀 없는 상태다. 발을 동동 구르는 주민을 대신해 필자가 보상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지만, 대답은 원론적이다. 댐 건설·관리 및 주변 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건설관리법)에 나온 ‘댐’의 규모 때문이란다. 저수 면적이 200만㎡ 이상 또는 총저수용량이 2000만㎥(t) 이상인 댐이라야 지원할 수 있는데 대암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대암댐은 저수 면적 150만㎡, 총저수용량이 950만㎥(t) 규모여서 지원 대상이 안 된다는 것이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주장이다.

한마디로 납득할 수 없는 불성실한 답이다. 대암댐은 사연댐이나 대곡댐보다 규모가 작은 것은 사실이나 도수시설로 유입되는 물을 합산하면 물 공급량이 연간 1억8000여만t에 달한다. 사연댐과 대곡댐의 용수량이 각각 연간 3500만여t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울산에서 가장 많은 용수를 생산하는 댐인 셈이다. 참고로 대암댐과 같은 기능을 하는 광양 ‘수어댐’인 경우 물 공급량이 대암댐의 용수량에 미치지 못함에도 댐 주변 지역 지원사업으로 지원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어댐하류시민공원’으로 조성되어 관광자원으로까지 지원받고 있다.

K-water의 이러한 차별 지원을 더 이상 계속되서는 안된다. 댐 건설·관리 및 주변 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건설관리법)에 용수량을 포함한 일부 법 개정과 도수터널 소음, 퇴적토 제거 등 일상 관리 강화 방안을 시급히 수립하여야 한다. 울산시도 시민 식수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암댐 물이므로 삼동면 지역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홍성우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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