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울산 초등 영어교육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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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울산 초등 영어교육에 대하여
  • 경상일보
  • 승인 2023.05.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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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단아 울산 화암초등학교 교사

독자는 ‘영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 세계화, 지구촌 등의 말이 시작되면서 영어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지금은 아예 영어라는 언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2외국어가 아닌 공용어의 느낌이 더욱 강하다. 특히 초등교육과정에 영어과 교육과정이 생긴 지도 25년이 넘었다.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사교육 현장에서 영어 유치원이 마구 생겨나고 있으며, 영어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고 한다. 독자의 친구 중에서도 울산의 강남이라고 떠드는 ‘옥동’에 있는 영어학원을 보내기 위해서 매일 유곡동에서 아이를 자동차로 태워 나르는 학부모가 있을 정도다.

초등학교 현장에도 마찬가지다. 많은 학부모의 요구로 방과 후 수업에서는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영어 강좌가 생겼고, 이러한 강좌가 여러 강좌에 비해 인기를 끌고 있다. 교육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울산 내 원어민 사업을 종료시킨 후 학생들의 영어 능력 향상을 위해 많은 고민 끝에 시작한 사업이 바로 ‘다듣영어’다. ‘Listen up’이라는 보조교재 등 듣기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5가지 정도의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영어교육의 활성화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6학년 초등영어 전담 교사로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듣기를 자주 하면 영어 실력도 향상된다는 것은 꽤 오래전 방식의 교수법이며 교과서 이외의 이러한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물론 영어에 대한 노출 시간이 많으면 영어 능력이 향상된다. 그리고 ‘다듣영어’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강제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교육청 초등교육과 안에는 ‘다듣영어’ 지원단이 있고 지원단에서는 영어 전담교사를 대상으로 컨설팅도 여러차례 진행 중이다. 이것은 사실상 업무의 과중을 가져온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지원단을 위한 국외 연수도 시행된다고 하는데 한 사람당 780만원, 총인원 28명으로 총사업비가 약 2억원이 넘는 이 큰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이 울산 영어교육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 게다가 ‘핀란드’라니? 정말 필요한 이에게 필요한 예산이 가는지 생각해볼 부분이다. 차라리 영어 전담 교사를 위한 국내 강좌들을 개설해 주는 것이 훨씬 더 학생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최근 울산시교육청 중등교육에서는 ‘통합영어 학습법’을 지원하고 있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읽기를 기본으로 듣기, 쓰기, 말하기의 능력을 신장시키는 방법이다. “울산시교육청은 26일 중등 영어교사 37명을 참석시켜 ‘뛰는 인공지능 위에 나는 통합영어 학습법’을 주제로 직무연수를 했고 기초학력 향상 영어수업의 새로운 기반을 제시하고자 이러한 연수를 마련하였다.”라는 기사를 접했다. 초등교육에서도 더 새롭고 발전적인 영어 학습법이 개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를 배우기 위해 영어를 도구적인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그러한 영어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이다.

신단아 울산 화암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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