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심완구 전 초대 울산광역시장 3주기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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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심완구 전 초대 울산광역시장 3주기에 부쳐
  • 경상일보
  • 승인 2023.06.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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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대 전 명지대 교수·정치학박사

심완구 전 초대 울산광역시장의 3주기 추모식이 지난 3일 울산 북구 천곡동 선영에서 거행됐다. 이 글을 읽는 분에게 먼저 밝혀 둘 것이 있다. 누구나 사람에 대한 기억에는 호불호(好不好)가 있기 마련이지만, 필자는 당연히 그를 사랑하는(好) 마음으로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글을 쓴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고 심완구 시장이 남긴 수많은 치적 중에서 3주기에 맞게 3가지 대표업적을 기억하며 그를 추모하고자 한다.

◇기억1 : 김영삼 대통령 붙잡고 ‘울산광역시 승격’시킨 사람

1938년 경남 울산군 대현면 야음리 송호 마을에서 태어난 심완구는 1967년 ‘민주화’ 대의에 동참해 신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했고, 1972년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비서관이 되면서 정치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남 울산시·울주군에서 당선된 뒤,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울산시 남구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초대 민선 울산시장에 당선되었고, 김영삼 대통령의 다리를 붙잡고 매달려 1997년 경상남도 기초자치단체의 하나였던 ‘울산시’를 ‘울산광역시’로 승격시킨 뒤 초대 울산광역시장으로서 울산 대혁신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심완구에 대해 우리 함께 기억해야 할 첫 번째 업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울산광역시 승격’이라고 생각한다.

◇기억 2: 김대중 대통령 붙잡고 ‘울산 신항만’을 건설한 사람

심완구는 1998년 ‘울산 신항만 건설’이라는 울산시민의 오랜 숙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정치적 배신이라는 엄청난 수모와 돌팔매를 맞으면서까지 소속 정당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로 옮긴 뒤 김대중 대통령을 끝까지 붙잡고 늘어져 해양도시 울산에 가장 필요한 최신의 신항만 건설을 성공시켰다. 그는 ‘울산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여야와 정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넘나들며 만나서 대화하고 호소했다. 국회의원 시절 온산병 원인 규명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경험을 토대로 울산 ‘환경 백년대계’를 수립하여 ‘공해도시 울산’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게 한 그는 김영삼 대통령을 붙잡고 울산을 광역시로 승격시킨 데 이어서 이번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붙잡고 늘어져 울산에 신항만을 건설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이유로 나는 심완구에 대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두 번째 업적으로 기꺼이 ‘울산 신항만 건설’을 들고자 한다.

◇기억 3: 울산사랑 열정으로 ‘울산발전의 토대’를 구축한 사람

심완구라는 사람은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이나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나, 울산시장으로 재임할 때는 물론 퇴임 후 마지막 그날까지 한 평생을 오직 ‘울산’만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울산을 광역시로 승격시키고, 울산 신항만을 건설한 심완구는 이때부터 울산 미래의 큰 틀을 설계하고 하나하나 추진해 나갔다.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이 울산 교통문제의 근본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었고, 동시에 태화강 개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태화강을 오늘의 ‘국가정원’으로 만드는 토대를 다졌다. 나아가 공원 하나 없던 울산에 울산 대공원을 조성해 ‘공원도시 울산’을 만들고, 공연장 하나 없던 울산에 문화예술회관을 지어 ‘문화도시’로 가는 길을 여는 등 그야말로 ‘울산발전의 기초’를 다지고, ‘도시의 틀’을 바꾸어 놓았다.

그는 ‘개인의 건강’보다 ‘울산의 건강’을 더 걱정하고, 울산발전 더 많이 생각한 사람이다. 한 마디로 심완구의 일생은 ‘울산에 미친’ 사람이었다, ‘자나 깨나 울산사랑’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말 일게다. 고인에게 ‘덕분’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큰 결례가 되는 줄 알지만, 나는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으려 한다. 오늘날 울산은 그가 평생동안 앓았던 ‘울산사랑’이라는 ‘불치의 열정과 열병’ 덕분(?)에 국토 동남단의 한적한 소도시 ‘변방의 울산’에서 국내 7대 도시 ‘대한민국의 울산’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심완구에 대해 우리가 함께 기억해야 할 세 번째 내용은 단연코 ‘울산발전의 토대를 구축한 것’이라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심완구의 이 업적이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위대한 업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 같다.

심완구 시장 서거 3주기를 맞이하여 그의 작은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이상 3가지 대표업적을 더욱 소중하게 기억하고자 한다. 심완구 시장을 향한 울산 시민의 변치 않는 사랑과 진심 어린 추모의 마음도 대신 전하고자 한다.

정상대 전 명지대 교수·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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