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륙붕 광개토 프로젝트, 에너지 안보 사수해야
상태바
[사설]대륙붕 광개토 프로젝트, 에너지 안보 사수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07.03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동해가스전 생산 종료로 ‘산유국 지위’를 상실한 우리나라가 다시 ‘산유국의 꿈’ 회복에 나선다. 세계 각국의 치열한 자원전쟁 속에서도 자원탐사에 소극적이던 한국석유공사가 국내 대륙붕 개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자원개발에 나선다. 석유공사는 반드시 제2, 제3의 동해가스전을 찾아내 에너지 안보의 수호자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가진 심포지엄에서 대륙붕 탐사를 동해에서 서남해로 넓혀 석유자원을 찾는 ‘광개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공사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3차원 물리탐사(1만7000㎢)와 함께 24개 시추공을 뚫기로 했다. 이를 통해 동해가스전 4배에 달하는 1조입방피트(ft³) 규모의 가스전을 개발하고, 연 400만t 규모 CCS(탄소·포집·저장) 저장시설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사가 뒤늦게나마 대륙붕 자원 탐사 활동에 나서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석유공사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이후 지난 10여 년간 국내 대륙붕 자원 탐사 및 개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공사가 최근 10년간 뚫은 가스전 시추공은 5곳도 채 안 된다. 서해와 남해에선 아예 시추조차 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때 ‘참사’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자원개발은커녕 해외 우량자산 매각에 급급했던 공사다. 게다가 부채만 20조원에 육박하는 자본잠식 상태는 사실상 자원개발 포기에 면죄부 역할로 전락했다.

이처럼 석유공사가 본연의 자원개발 역할을 다하지 않는 사이에 중국과 일본의 한반도 주변 대륙붕 개발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서해 제2광구 부근에 많은 시추공을 뚫고 최근 석유시추 설비까지 설치한 상태다. 중국과학원은 탐사 보고서에서 석유·가스의 매장량을 20억t 규모로 추정한 바 있다. 일본은 올해 동해가스전 인근의 대륙붕 ‘방어구조’에서 불과 50km 거리에 대한 가스전 시추계획을 밝혔다. 만약 일본이 먼저 가스를 시추한다면 압력 차이에 의해 원유가 일본쪽으로 이동하는 ‘빨대 효과’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2021년 말 동해가스전 종료와 함께 95번째 산유국 대열에서 이탈했다. 한반도 대륙붕에 엄청난 규모의 석유자원 매장량 분석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역량 부족이나 다름없다. 공사는 적극적인 대륙붕 개발을 통해 산유국의 희망을 다시 쏘아올려야 한다. 그것이 곧 해양주권을 확보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책무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