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헌신, 울산시민 표상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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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헌신, 울산시민 표상 되길”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3.07.0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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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노명래길 명예도로명 기념식이 지난달 30일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에서 열렸다. 김두겸 시장, 김기환 시의회의장, 남화영 소방청장, 소방관 출신 오영환 국회의원, 김영길 중구청장, 유가족 등이 동판 제막식을 갖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하늘의 별이 된 명래가 비가 되어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달 30일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 일원에서 열린 ‘소방관노명래길’ 명예도로명 기념식에는 내내 비가 내렸다.

지난 2021년 중구 문화의 거리 한 상가건물 화재 현장에서 심한 화상을 입고 치료 중 하루 만에 숨진 고(故) 노명래 소방교. 순직 당시 그는 임용 1년 6개월 차 새내기 소방관이자, 혼인신고를 마치고 결혼식을 넉 달 앞둔 예비 신랑이었다.

노 소방교 순직 2주기에 맞춰, 그의 마지막 출동 현장 인근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은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 김두겸 울산시장, 남화영 소방청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순직 소방인에 대한 묵념, 인사말, 소회사, 제막식 순으로 진행됐다.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던 노 소방교의 동기 임수찬 소방사는 소회사에서 “함께 시험을 준비하다 임용된 첫날 해맑던 명래의 미소가 아직 가슴 한편에 남아있다”며 “떠난 그가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명예도로를 지정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 소방사는 눈물을 삼키는 듯 중간중간에 말을 멈추며 “소방관은 사명감이란 단어 앞에 서서 죽음이란 단어를 등에 이고 사는 직업”이라며 “소방관 노명래라는 사람이 잊히지 않도록, 그리고 소방관들의 처우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소방교 유가족은 추모 공연이 진행되자 고개를 숙이며 오열했고 일순간 제막식은 눈물바다가 됐다.

노 소방교의 어머니인 안경숙씨는 “이곳을 다시 오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며 운을 뗀 뒤 “소방관이 된 노명래를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했다. 제 아들 노명래는 솟아오르는 불길 속에서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동료들과 진화 작업에 최선을 다했다. 이곳을 지나는 상인들과 청년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 주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영웅 노명래의 얼이 울산 시민의 표상이 되고 유가족의 긍지와 명예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순직 소방 영웅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김두겸 시장은 “울산에서 소방관의 이름을 딴 명예도로가 최초로 지정돼 의미가 크다”며 “울산시도 소방 예산, 장비 등을 보충하는 등 안전한 울산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명예도로명판이 걸린 것과 동시에 ‘당신의 숭고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기념동판이 설치됐다. 시는 중구 시계탑 거리와 문화의 거리 470m 구간을 ‘소방관노명래길’로 지정, 2028년까지 5년간 사용되며 실제 도로명 주소로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관의 이름을 딴 명예도로명이 생긴 것은 지난 2021년 11월 평택에서 ‘소방관이병곤길’ 이후 전국에서 두 번째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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