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활성화 정책, 지방에도 안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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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동산 활성화 정책, 지방에도 안배돼야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7.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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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현주 정경부 기자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울산 아파트를 매입한 외지인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1월부터 5월까지 울산 아파트 매매 중 주소지가 타 지역인 외지인 매입 건수는 66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매량 4685건 중 14.1%에 해당한다. 울산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건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만 해도 1252건으로 월별 전체 거래건 중 25.2%를 차지했다.

물론 아파트 투기로 의심되는 사례가 줄고 울산 아파트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만큼 건강한 아파트 시장 형성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지인 매입이 줄면서 울산 아파트 거래 시장에 대한 활기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6월30일까지 아파트 매매량은 5737건이다. 이는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2020년 상반기(9963건), 2021년 상반기(7989건)와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 내림세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내리면서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어도 문제지만, 거래가 줄어도 큰일이다. 피해를 보는 건 지역 내 실수요자들이기 때문이다. 울산의 경우 신규·구축 아파트간 가격차가 큰 만큼 최근들어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못해 계획대로 이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규제지역 해제와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 기준 폐지 등 규제 완화로 인한 효과가 서울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 역시 이들 지역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일부 지역뿐 아니라 미분양이 집중되고 있는 울산 등 지방에 대한 정책적 안배도 필요하다.

실제로 이달 기준 울산의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은 2억9036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은 12억9490만원으로, 서울과 울산 아파트 가격 차는 10억454만원으로, 서울 아파트가 울산보다 4배 이상 비싼 셈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격차가 좁혀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미 지난 정부에서의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지방에서는 인구 감소와 미분양 적체 등이 기존 주택가격 반등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주택시장 상황만 바라보고 있기에는 지난해 10월 이후 매월 앞자리를 바꾸며 미분양 4000호를 넘긴 울산 주택시장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회복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가 하나둘 생기고 있는 서울처럼 지방에도 이런 여건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석현주 정경부 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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