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양산부산대병원 노사 절박한 환자 고충부터 헤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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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양산부산대병원 노사 절박한 환자 고충부터 헤아려야
  • 김갑성 기자
  • 승인 2023.07.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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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갑성 편집국 양산·기장본부장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은 동남권 중증 질환자들이 주로 찾는 상급종합병원이자 동남권 거점병원이다. 게다가 부산·경남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있어 중증 응급환자나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송되는 중증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있어 비중이 높다. 양산부산대병원 직원은 3100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2300여명이 노조원이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대학교병원 지부 소속인 이 병원 노조는 지난 13~14일 보건의료노조 전국 총파업에 참여했다. 15일부터는 부산대병원 노조와 함께 임금 개선, 인력 확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장기화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부산대병원 노사 교섭이 계속 결렬되면서 중환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입원환자가 퇴원하는 등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수술 건수도 입원환자 급감 영향으로 응급 수술을 제외하고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외래환자 역시 파업 초기 급감했다 늘어나는 추세지만 파업 전 하루평균 4000명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입원·수술·외래진료 차질이 18일 넘게 이어져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간호사 1인당 환자수 개선, 저연차 간호사 임금 개선, 비정규직 직접고용 등을 요구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병원 측은 이를 과도한 요구로 받아들이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환자들의 고충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실리에만 급급하며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의 병상을 이용하는 환자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8일 넘게 입원 환자를 받지 않아 양산시를 중심으로 경남 동부권 주민들은 거리가 먼 다른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급기야 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A교수가 파업 14일째인 지난 26일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A교수는 “어린이병원 직원분들께 아이들 곁으로 돌아오길 간곡히 요청하고자 1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짧게 말했다. 교수들도 호소문을 통해 노사 모두를 향해 최소한의 필수 진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사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환자들과 교수들의 절박함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병원 노사는 파업 장기화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면서 파업 18일을 넘긴 시점에서도 좀처럼 타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와 부산대병원 지부는 “파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고자 집중 교섭을 제안했지만, 병원 측이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부산대병원 측은 “임단협 협상을 완료하고 현장으로 돌아간 후 비정규직 문제 등을 풀자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무리한 요구만 계속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제 양산부산대병원 노사는 파업 장기화의 피해가 고소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병원 본연의 임무인 환자의 고충을 계속 외면할 경우 병원의 존재가치도 잃게 된다는 점을 중시하고 환자들의 절박함에 부응하는 ‘해법’ 도출을 위해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김갑성 편집국 양산·기장본부장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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