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순살 아파트’ 울산에는 없을까, 특별점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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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순살 아파트’ 울산에는 없을까, 특별점검 필요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3.08.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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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 공사에서 기둥을 지탱하는 철근을 규정보다 적게 넣은 아파트가 15개 단지나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LH가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15개 단지 지하주차장에 보강철근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가 8개, 지방 아파트가 7개로 조사됐다. 울산에는 아직 대상이 없지만 조만간 전수조사가 이뤄지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무량판 구조는 상부의 무게를 떠받치는 보 없이 기둥이 콘크리트 천장을 바로 지지하는 구조다. 기둥과 맞닿는 부분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천장(슬래브)이 뚫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둥 주변에 전단 보강근을 설치하는데, 이 아파트에는 보강근을 필요한 만큼 넣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H의 이번 철근 누락은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조직적인 카르텔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 문제가 된 지하주차장들 중 10곳은 설계 과정부터 보강철근이 누락됐고, 5곳은 시공 과정에서 설계도면대로 철근을 넣지 않았다. 어떤 단지의 경우 철근이 설치돼야 하는 기둥 154개 전체에서 누락이 발생했다. 그야말로 총체적 부실이다. LH가 ‘엘피아(LH+마피아)’라는 오명을 쓴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건설 이권 카르텔’을 지목하고 카르텔 타파를 주문했다. 그는 “관계기관은 무량판 공법으로 시공한 우리나라 모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조속히 추진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전수 조사가 진행되면 울산은 물론 전국의 민간 아파트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는 모두 293개다. 국토부는 이달 중 293개 아파트 단지 점검 일정과 방법에 대해 밝힌 뒤 본격적인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울산에도 LH가 시공한 아파트는 수도 없이 많다. 지금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곳곳에서 조성 중이며, 이미 입주가 끝난 곳도 많다. 불법 하도급, 단가 후려치기, 이권 카르텔 등의 관행은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역의 아파트들이 제대로 지어졌을 리 만무하다.

경기도는 철근 누락과 관련해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전수 점검을 추진한다고 한다. 차제에 울산시도 선제적으로 민간 아파트와 울산도시공사 아파트에 대한 특별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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