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의 가르침>이 2023년 상반기 출판계를 강타했다. 2023년 3월 출간하자마자 17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했고, 2023년 하반기에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1000억 대의 부자라고 소개하지만, 재테크 기법이나 돈을 버는 각론적인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삶의 자세라고 강조한다. 어렸을 때 가난했던 경험이 오히려 축복이었다며, 자녀교육을 위해 일부러 단칸방에 이사하는 것도 고려했을 정도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2023년 현재 아직 70세가 되지도 않은 사람이, 곧 죽을 것처럼 이야기한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모르는 분야라도 독서를 통해 공부하면 된다는 논조로 이야기했었는데, 생물학과 의학 관련 독서량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한다.
불로장생의 꿈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었지만, 모두가 장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오죽했으면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또한 배고프고 힘들던 시절,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 때에는 ‘무병장수’라는 말은 사치에 불과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대한민국의 평균수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의학의 발전과 위생 상태의 개선, 건강상식에 대한 지식 보급 등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평균수명은 늘고 있다. 2016년 나온 한 논문에서는 인류의 최대수명을 115세로 추정하는데, 성경에 나오는 인류수명 120세와도 크게 멀지 않은 수치다.
세이노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은 <늙는다는 착각>이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여성 최초로 종신교수직에 임용된 엘렌 랭어가 지은 책으로, 앨런 랭어가 실시했던 혁신적인 심리 실험인 ‘시계 거꾸로 돌리기 연구(Counterclockwise study)’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노화와 인간의 한계, 고정관념에 대한 충격적인 반전을 제시한 흥미로운 실험이다. 1979년에 70~80대 노인들을 모아서 1959년인 것처럼 살아가게 했다. 그 당시 신문을 보면서, 그 당시 음악을 듣고, 그 당시 텔레비전을 보면서 이야기하고, 모든 일을 스스로 하면서 살아가도록 했다. 그랬더니, 70~80대 노인들이 갑자기 50대 정도의 건강 상태를 보이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0.1% 안에 드는 부자라는 세이노. 이제 대한민국 수명 0.1%를 향해 또다른 도전을 해보시라고 감히 조언드린다. 단지 공상과학소설에 나올법한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2022년 9월 기준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8469명이다. 2055년에는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가 과연 몇명이나 될까. 세이노 씨도 여기에 포함되도록 열심히 노력해 보았으면 한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