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묻지마 흉기 난동, 강력 진압하되 치유책도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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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묻지마 흉기 난동, 강력 진압하되 치유책도 고민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3.08.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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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과 분당 서현동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이 잇따르고 온라인에서는 살인을 예고하는 협박성 글이 속출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높아지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피서지나 백화점, 식당, 영화관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치안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찰청은 6일 전국에서 총 46명의 살인예고 글 작성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5일 SNS에 “계양역에서 7시에 20명을 죽이겠다”는 글이 올린 10대 청소년을 그의 자택에서 검거했다. 강원도 영월군에서는 10대 청소년이 “강원 원주역에서 흉기테러를 저지르겠다”고 예고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에서는 “지하철 1호선 서면역에서 흉기 테러를 일으키겠다”고 예고한 군인이 붙잡혔다. 이처럼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테러 사건 발생 후 온라인에서는 살인예고 글이 전국 각지를 대상으로 올라오고 있다.

‘묻지마 칼부림’은 이전부터 있어 왔던 범죄행위다. 그러나 이번에 발생한 서울 신림동과 분당 서현동 흉기난동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고, 두 사람 모두 사회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다’는 분노와 사회에 대한 피해망상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살인예고’ 글이 무차별적으로 SNS에 쏟아지면서 우리 사회가 점점 공포의 도가니로 빠져들고 있다.

경찰은 전국 247개소를 다중밀집지역으로 선정해 경찰 1만200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다고 한다. 또 전국 주요 밀집지역 43곳에는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SWAT) 107명을 배치했으며 부산 서면역 등에는 전술 장갑차도 배치했다고 한다.

묻지마 범죄는 말 그대로 누가, 언제, 어디서 피해를 입을지 몰라 시민들의 불안을 증폭시킨다. 이런 범죄는 개인 차원에서 예방하고, 대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윤희근 청장이 총기, 테어저건 등의 물리력 사용을 주저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은 적절했다고 평가된다.

신림·서현역 범죄는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테러 행위이다. 그러나 이런 범죄의 근저에는 사회 양극화라는 범죄 요인이 자리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편으로는 물리력을 동원한 강력한 진압을 하되 이같은 범죄를 발생시키는 사회병폐를 치유하는 방법도 같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병들면 약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사회가 병들면 치유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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