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된 태화강국가정원을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침수방지 대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관련 용역이 나온지 2년이 다 돼 가지만 실효성 등을 이유로 사업 대부분 유보됐다. 자연재해부터 국가정원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공원을 조성한 울산시민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자 역할이다.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이후에도 태풍이나 집중호우시 정원이 침수되자 ‘태화강국가정원 침수 저감 기본계획’ 용역을 2021년 11월 완료했다. 2019년 태풍 오마이스, 2020년 하이선, 2021년 미탁 등 태풍 때마다 침수피해가 계속되자 국가정원을 보호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당시 침수가 시작되는 명정천 합류 지점과 실개천 일대에 홍수방벽, 차수벽, 배수문을 설치하는 일명 ‘태화강국가정원 구하기’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울산시의 국가정원 침수저감 사업은 벌써 2년째 감감 무소식이다. 실개천 일대 배수문 설치 외에 명정천 일원 홍수방벽과 차수벽 설치방안은 장기 과제로 넘겼다. 차수벽 설치방안은 홍수위를 막는데 큰 효과가 없고 주변 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철회됐다. 항후 사연댐 수문을 설치하면 수위 조절이 가능해져 월류로 인한 태화강 수위 상승을 방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울산시의 판단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하천부지 위에 조성된 수변공원이다. 과거 농경지였던 태화들에 공원을 만든 탓에 태화강 범람시 침수를 피할 수 없는 ‘태생적 운명’의 한계를 안고 있는 공원이다. 하지만 많은 시민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국가공원을 계속 재해로부터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10일 태화강 홍수주의보 발령에도 불구, 국가정원이 침수위기를 모면한 것은 천운이라 할수 있다. 언제까지 자연재해를 천운으로 모면할 수는 없다.
태화강 국가정원을 침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혹여 태화강 국가공원 침수방지대책이 태화강하천기본계획의 규제에 묶여 막히거나 부실화 되어서는 안된다. 그렇게되면 울산시민의 식수대책과 연관지어 20년째 사연댐 물고문을 지켜만 보고 있는 ‘반구천의 암각화’ 보존대책 실패의 전철을 밟을 수 있도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이제 울산의 자랑이자 도시의 정체성을 담은 보배가 됐다. 울산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보배인 국가정원을 지켜낼 수가 없다. 국가정원을 침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시민의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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