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수돗물 개성시대! ‘브랜드’를 입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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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수돗물 개성시대! ‘브랜드’를 입히자
  • 경상일보
  • 승인 2023.08.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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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해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인천의 ‘하늘수’, 서울의 ‘아리수’, 부산의 ‘순수365’, 대전의 ‘It’s 수’, 대구의 ‘청라수’, 광주의 ‘빛여울 水’ 필자가 열거한 브랜드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수돗물의 이름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자어 ‘수도(水道)’와 고유어 ‘물’의 합성어가 아닌 지역의 특색을 살려 수돗물을 브랜드화 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대표적인 예를 살펴보면, ‘세계적인 국제공항을 보유한 선진 국제도시 인천의 하늘이 내려준 깨끗한 물’이란 뜻의 인천 ‘하늘수’는 2021년 10월 시민공모와 투표를 통해 1141대1의 경쟁률을 뚫고 탄생했다.

인천은 2019년 붉은 수돗물 사태와 2020년 수돗물 유충 사태를 연달아 겪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수돗물을 불신하고 부정하기 시작했다. 한순간에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만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기술력과 전문성을 강화하였고, 수돗물 관리와 공급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그 결과 지난해 광역시 중 최초로 ISO22000 국제인증을 취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수돗물이 안전하고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홍보 전략이 필요했다. 다음은 그간 무너진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수돗물의 브랜드화다.

우리 울산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울산은 수돗물 브랜드가 없다. 울산은 ‘맑고 안전한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을 목표로 경영을 개선하는 등 다섯 가지 추진전략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안정적인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유수율 제고, 블록시스템 재정비, 스마트 클린워터 사업, 노후 상수도관 세척, 배수지 관리 등 고품질의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엄격한 수질관리는 덤이다.

하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수돗물에 대한 이미지는 어떨까. 환경부의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보고서(2021년)에 따르면 먹는 수돗물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에서 울산은 17개시도 중 14위(만족:60.3%, 보통:35.8% , 불만족:3.9%)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평균(만족 69.5%)에도 못 미친다. 앞서 언급한 울산시의 노력에 비해 시민들은 수돗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연의 일치일까. 수돗물에 대한 만족도가 70% 이상인 대전(It’s 수), 광주(빛여울水), 세종, 서울(아리수), 경기(용인 백옥수, 부천 복사골맑은수, 광명 구름산물), 인천(하늘수) 의 경우 모두 수돗물을 브랜드화하여 사용하고 있다. 물론, 수돗물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후 수도관 교체나 원수(상수원)수질을 관리하는 등 상수도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안전하고 깨끗하게 생산되는 수돗물인 만큼 시민들의 인식 전환과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홍보의 역할도 크다고 본다.

우리시의 경우도 종합홍보책자나, 라디오 송출 및 시내버스 홍보영상, 현수막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울산 수돗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브랜딩은 곧 마케팅이라고도 한다. 수돗물 브랜딩 전략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안전하고 친근한 수돗물의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수돗물 음용률 제고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인식전환을 위해서라도 우리시는 홍보에 있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돗물 브랜드 공모를 통해 소비자인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역 특성에 맞는 콘셉트로 울산 수돗물이 브랜드화 된다면 홍보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그럼 자연스레 수돗물에 대한 만족도와 음용률도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 할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안전하고 깨끗한 울산 수돗물의 이미지를 함축할 수 있고, 울산의 특색과 정서에 잘 어울리는 브랜드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이영해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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