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재건축·재개발사업 현주소는]보상금·시공사 선정 등 잡음 속출…준공까지 20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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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재건축·재개발사업 현주소는]보상금·시공사 선정 등 잡음 속출…준공까지 20년 걸려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3.08.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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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사업 현장마다 여러가지 문제들로 사업이 장기간 지체되거나 표류하고 있다. 사진은 남구 신정4동 B-08 재개발사업 구역 전경.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사업 현장마다 크고 작은 여러가지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보상금을 둘러싼 현금청산자와의 갈등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내분 및 잡음, 공사금액 증가 등에 따른 조합원 추가분담금 문제 등으로 고소·고발, 소송 등이 곳곳에서 진행되며 대부분의 사업들이 장기간 지체되거나 표류하고 있다.

◇현금청산·추가분담금 곳곳 잡음

2006년 7월께 나란히 추진위원회가 승인되며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울산 남구지역 5곳(B-01, B-02, B-07, B-08, B-14)의 재개발사업구역 가운데 첫 삽을 뜬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4곳 중 2009년에 가장 먼저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신정동 B-08 재개발사업구역도 현금청산자들과의 각종 소송 등 수년째 내부 갈등으로 사업 진척이 더디다.

B-08구역은 2017년에 뒤늦게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2020년부터 관리처분인가에 들어갔으나, 현금청산을 받은 뒤 거주중인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착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 곳은 현금청산자들이 집 등 건물을 비우지 않아 60%가량만 철거가 진행된 상태다. 가구 등 살림도구를 정리하지 않은 29가구가 남아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찾은 B-08 구역은 상당수 철거가 이뤄졌으나 현금청산자들이 거주하는 집들은 주변에 울타리가 쳐진 채 도심 속의 섬 같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현재의 보상금으로는 이주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이 올해 초 현금청산자측을 상대로 제기한 명도소송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현금청산자측이 항소했고 이달 24일에 2심이 열린다. 이런 가운데 조합측은 올 11월에 착공계를 제출하고 연내 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착공 여부는 미지수다.

야음동 B-14구역도 조합측과 현금청산자들 간 갈등으로 경찰 고발까지 이뤄졌고, 신정동 B-07구역도 2021년 조합설립 인가와 시공사 선정 이후 시공사 교체문제 등과 맞물려 답보상태에 있다가 내년 초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최근 다시 움직이고 있다.

중구 북정·교동 B-04 재개발사업도 조합과 현금청산자들간의 갈등으로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잡음이 이어지다, 법원의 수용재결 각하 처분 취소 판결로 일단락 되기도 했다.

◇사업 추진 뒤 준공까지 최소 17년

2007년 추진위 승인을 받으며 재건축사업 닻을 올린 신정동 C-03 구역도 8년 뒤인 2015년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이후 내부 갈등에 따른 고소·고발과 추진위원장 해임, S-OIL 사택부지 매각 갈등 등 각종 잡음으로 아직 조합 설립 조차 못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사업 방식이 아닌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사업이 더 장기간 표류하거나 조합원들간 갈등의 골이 깊다.

남구 D지역주택조합은 올 상반기 입주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조합원에 가구당 1억~1억3000만원의 추가 분담금을 고지했다. 300여명의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분담금은 모두 379억원에 이른다. 이들 중 절반가량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추가분담금을 납부하고 입주를 했으나, 나머지는 분담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를 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에 조합장을 상대로 고소·고발 등을 계획중이며, 해임을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울주군의 J지역주택조합도 시공사 변경과 사업성 확보를 위한 설계변경 과정에서의 갈등으로 조합측과 비대위측으로 나뉘어 수년째 마찰을 빚어왔다. 이외에도 중구 학성동과 북구 중산동 등 지역주택조합 사업장 마다 크고 작은 잡음이 나오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중반 이후 사업을 시작한 곳 중 준공에 이른 곳이 한 곳도 없다.

중구 복산동 B-05구역이 2006년 추진위 승인 이후 17년만인 올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고, 남구 C-02 삼호주공 재건축사업이 약 20년만인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최소 17년에서 20년 가량 걸린 셈이다.

C-02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당초에는 시공사 선정 후 2011년께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조합원들간 내분과 분란이 일었고 시기를 놓치면서 결국 이렇게 장기화 한 것”이라며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준공을 앞두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차형석·정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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