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2시께 울산 남구 달동 청솔초등학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삼거리에서 경찰이 음주 단속을 시작하자 차들이 일제히 멈춰 섰다. 경찰은 갓길에 순찰차와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러버콘을 중앙분리대에 설치했다. 각 방향으로 두 명씩 배치된 경찰들은 경광봉을 흔들며 차량을 멈춰 세우고 음주 감지기를 내밀며 음주 단속을 안내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평일 낮 시간대 음주단속에 당황한 표정이었지만 대부분이 신기한 경험이라는 표정으로 음주 측정에 응했다.
한 운전자는 “대낮인데 무슨 음주단속입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이와 반대로 하교 하던 한 초등학생은 음주단속 중이던 경찰관들에게 “고생하십니다”라고 말하며 귀가하기도 했다.
박인식 순경은 “저녁과 달리 낮 시간대 음주단속 시엔 대부분의 시민들이 훌륭한 매너를 보여준다”며 “낮 시간대엔 음주단속 적발 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게 사실이지만 가시적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울산남부경찰서와 울산경찰청 소속 경찰관 10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수백여명의 운전자를 대상을 음주 단속을 실시했다. 택시와 1t트럭, 학원 버스, 관광버스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심지어 자전거와 킥보드까지 모든 이동 수단이 단속 대상이었다. 강현진 경위는 “시민들이 음주 단속 시 차량만 단속하는 줄 아는데, 사실 제일 위험한 게 킥보드와 자전거”라며 “자전거와 킥보드는 도보로도 이동하기에 음주운전 시 운전자뿐만 아니라 보행자 또한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시간대는 인근 3개 초등학교와 1개 중학교 학교 시간과 맞물려 사고 위험이 크다. 다행히 이날 음주 감지기는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심성욱 울산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계장은 “지난밤 음주단속에서만 9건이 적발돼 8명이 면허정지, 1명이 면허 취소됐다”며 “낮 시간대, 특히 음식점 거리가 아닌 스쿨존에서 음주단속을 벌이는 이유는 경찰의 가시적 효과를 통해 음주 운전 지양과 스쿨존 교통 규칙 준수 등의 개념을 각인시키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올해 울산 음주단속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 2040건이다. 신동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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