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받는 국민의힘 혁신위
상태바
힘 못받는 국민의힘 혁신위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3.11.13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위원장 인요한)가 내년 4월 22대 총선 현역 물갈이를 비롯한 당내 통합과 청년후보군 전진배치 등의 키워드로 각종 혁신안을 쏟아냈지만 결과물은 미미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혁신위가 내놓은 1~3호 혁신안과 권고 중 당 지도부가 공식으로 받아들인 건 ‘징계 취소’ 1호 혁신안뿐이어서, 당이 혁신위의 보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가장 주목도가 컸던 지도부, 중진, 윤석열 대통령 측근에 대한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는 열흘이 가깝도록 아직 당사자들의 호응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3일 해당 권고를 발표한 뒤 ‘대통령을 사랑하면 험지에 나오라’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에게 결단을 내려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등 압박성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침묵’에 대해 “기다려야지”라면서도 “요구를 좀 더 세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이 결단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이 인 위원장의 취지를 전혀 공감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아직 적절 시점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직 내년 총선이 약 5개월이나 남았고 공천의 기초 작업조차 제대로 시작하지 않은 시기라는 점에서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9일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언론 보도를 보니 너무 급발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급하게 밥을 먹으면 체하기 십상이니 잘 한번 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혁신위 역시 타이밍을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혁신위가 불출마·수도권 출마 요구를 아직 ‘구두 권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과 기류 등을 고려해서라고 한다. 적절한 시기가 오면 지도부에 안건으로 정식 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치개혁 내용을 담은 2호 혁신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청년을 우대하는 3호 혁신안도 아직 지도부의 공식 의결을 거치지 않은 상태다. 45세 미만 청년 비례대표 50% 할당·우세 지역구 청년 배정 등 3호 혁신안은 이르면 오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100%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불체포특권 포기·국회의원 세비 삭감·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 2호 혁신안의 경우 ‘개혁 의제’를 선점하면서 다수 야당을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내놨다. 가장 민감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의 경우 향후 총선기획단, 공천관리위원회 등에서 실무적 검토를 거쳐 수용 여부와 구체적 방식을 정해야 한다는 게 지도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