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본회의 소집 놓고 극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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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회 본회의 소집 놓고 극한대치
  • 김두수 기자
  • 승인 2023.11.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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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가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본회의 개회 여부를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이어갈 전망이다.

26일 여야와 국회에 따르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예산정국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탄핵소추안 처리를 둘러싼 정쟁에 매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안을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이들 본회의가 예산안 통과를 위해 잡아놓은 것인 만큼 탄핵안과 같은 정치적 목적으로 본회의를 소집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야당이 민생을 외면한 채 ‘탄핵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예산 심사를 고의로 지연시키는 여당의 ‘침대축구’라고 비난하는 민주당 사이에서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 합의 없이는 30일과 다음 달 1일 본회의도 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예산안 합의 없이 연이틀 본회의를 열면 민주당이 탄핵안을 처리할 ‘판’만 깔아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주 원내대책회의에서 “기각될 게 뻔한 탄핵소추안들이 정략적 이유로 국회 본회의에 올라 헌법 질서를 어지럽히고 민생 현안을 뒷전으로 밀어내는 상황에 국민께서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 합심해 본회의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힘이 이를 직접 저지할 수단은 없다.

국민의힘은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 철회’ 카드로 민주당의 허를 찔렀던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내년도 예산 협상이 대응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예산 증액에는 정부 동의가 있어야 하고, 결국 여당과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완력으로 밀어붙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인 셈이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날 “내년 총선 전 마지막 예산 국회다. 지역구 예산을 포기하는 무모한 행동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했다.

민주당은 ‘30일·12월1일 본회의’는 이미 여야 간 합의된 의사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드시 이틀 연속 본회의를 열어 ‘이동관 및 검사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하는 만큼 민주당으로선 이번 기회를 놓칠 경우 정기국회 내 탄핵 소추 가능성이 불투명해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국민의힘이 예산안 심사 지연을 내세운다면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 열어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할 태세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30일 본회의에 여당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정의당을 비롯해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법안 등을 처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결국 관건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바람대로 해당 날짜에 본회의를 열어주느냐다.

민주당은 김 의장이 ‘30일·12월1일 본회의 개최’를 약속했다고 주장하지만, 예산안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 본회의 일정을 뒤로 미룰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상황에서 탄핵소추안만 의결되면 여야 관계가 자칫 파국으로 향하면서 예산안 처리가 기약 없이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김 의장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의장은 이번 주에도 여야 양측을 중재하며 협상을 통한 합의 도출을 계속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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