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제3 공립특수학교를 넘어 제4·제5를 꿈꾸며
상태바
[발언대]제3 공립특수학교를 넘어 제4·제5를 꿈꾸며
  • 경상일보
  • 승인 2023.12.28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홍성우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학교에서의 특수교육은 바로 장애 학생이 독립적 생활을 영위하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진로, 직업 교육이다. 중증의 지체·시각·청각 또는 자폐·지적 장애를 갖는 학생들은 일반 학교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는 것에 한계가 있다.

지난달 울산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2024년 정기분 울산광역시교육청 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의했다. 이미 작년에 야음동 제3 특수학교의 설립이 한차례 부결된 상황이라 1년을 기다렸던 특수교육 대상자 학부모의 절실한 설립 요청과 맞물려 새로 설립 예정인 남구 옥동 교육 연구단지 내 특수학교 예정지는 진입도로, 주변 민원, 당초에 계획보다 두배인 737억원의 과다한 공사비 등 여러 난관으로 교육의원들이 심의·의결하는데 매우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통과시켰던 그 당위성은 무엇일까?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울산의 유·초·중·고등학교의 특수교육대상자는 지적 장애 1536명, 지체 장애 231명, 자폐성 장애 437명, 발달지체 장애 380명, 기타 시각장애 등 기본적으로 특수학교에서 교육이 필요한 학생은 모두 2910명이다.

하지만 현재 울산에 있는 특수학교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행복학교 258명(울주군), 울산혜인학교 269명(중구), 태연학교 145명(북구), 메아리학교 107명(북구) 등 공·사립 특수학교 정원이 779명으로 울산에 거주하는 장애 학생 중 특수학교에 다닐 수 있는 학생은 겨우 26.76%이고, 나머지 학생은 일반 학교의 통합·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제3 공립특수학교가 설립되더라도 정원이 180명(남구)으로 6.18%가 더 수용될뿐이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해마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수가 늘고 있다. 2013년도에 2380명에서 2023년도 2910명으로 십 년 사이에 약 22%가 증가했다. 특수교육의 편견을 깨고, 좀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맞춤형 교육을 원하는 학부모 의식 변화도 증가 요인 중에 하나라고 본다. 그만큼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수도 늘어 2013년도에 209학급이던 특수학급이 342학급으로 63.6% 증가했다.

타 도시의 경우를 살펴봤다. 서울의 경우 특수교육대상자가 1만3888명에 특수학교가 32곳으로 학교당 수용해야 할 대상자 434명, 부산의 경우 7135명에 15곳으로 학교당 475명, 대구는 5518명에 11곳으로 학교당 501명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2910명에 겨우 4곳으로 학교당 수용해야 할 대상자는 728명으로 월등히 높다. 제3 공립특수학교가 설립돼 5곳이 되더라도 학교당 618명으로 서울, 부산, 대구에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타 시에 비하면 특수교육 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 역시 염려스럽다. 11월28일 경향신문에 의하면 앞으로 서울은 ‘공립특수학교설립 중장기 기본계획’에 따라 2040년까지 특수학교 10곳을 더 설립한다고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3년간 특수교육 현장 인력은 1030명 확충하고 AI기반 특수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울산은 제3 공립특수학교만으로 충족되지 않기에 필자는 제4, 제5 공립특수학교 설립을 주장하려 한다.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워 지역별 학령별 학생 추이를 조사해 보아야 하며, 소규모 특수교육기관을 설립하되 지금까지의 공교육처럼 획일적이고 형식적이 아니라 다양화하고 자율적인 지역 특수교육이 되어야 한다.

‘내 아이만 지켜서는 내 아이를 지킬 수 없다’는 국립특수교육원 원장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장애의 아픔을 안고 평생을 살아갈 아이들이 자기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면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울산의 특수교육은 늦었지만 이제 서둘려야 한다. 부족한 인프라를 대비해 울산특수교육원 설립도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하지만 우선은 제3 공립특수학교를 위해 첫 삽을 뜨도록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그래야 제4, 제5 공립특수학교도 꿈꿀 수 있다.

홍성우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