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울산본부를 비롯한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제정당 등은 2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알콜산업 사일로(연소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에게 음식물과 방한용품 등 생활필수품 반입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측은 고공농성자들에게 비를 피할 수 있는 비닐과 음식물 반입 금지는 물론이고, 감기약을 전달하는 것도 거부하다가 국가인권위에 긴급 구제 신청을 하자 감기약과 하루 한 끼 음식만 올려보내고 있다”며 “생명과 인권 문제 차원에서 음식물과 방한용품 등 생활필수품의 반입을 즉각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화물연대 조합원에 대한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폭력사태 진상조사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알콜산업은 불법 공장점거와 장기적인 고공농성을 이어가기 위한 물품 지급은 불가하며 하루 속히 내려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알콜산업은 “화물연대가 지급을 주장하는 물품내역을 보면 천막용품과 고정끈, 일체형 방한복, 여벌의 옷과 물품 등 ‘장기적인 농성을 위한 물품’ ”이라며 “이는 오히려 고공농성자들이 장기적으로 농성을 하게 만들어 건강이 악화되고 위험에 처할 것을 뻔히 알면서 이를 부추기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사측은 “인권적인 부분을 위해 최소한의 물품이 지급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이의가 없다”면서도 “장기적 농성과 이로 인해 안전사고 발생할 위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고공농성은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불법 공장점거를 통해 주장하는 내용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고 법률상 아무런 의무가 없는 수용 불가능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화물연대 울산본부 울주지부 한국알콜지회 간부 2명은 지난 17일 새벽부터 남구 상개동 한국알콜산업 울산공장 55m 높이 연소탑에서 현수막을 내걸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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