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글로벌 에너지기업), 울산 해상풍력 ‘문무바람’ 손 뗀다
상태바
쉘(글로벌 에너지기업), 울산 해상풍력 ‘문무바람’ 손 뗀다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4.02.26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Shell)이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 ‘문무바람’에서 손을 뗀다.

고금리·인플레이션에 세계 해상풍력 사업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까다로운 국내 인허가 절차가 겹쳐 해외 에너지 기업의 사업 철수가 잇따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쉘은 울산 앞바다의 1.25GW 규모 문무바람 프로젝트의 지분을 합작투자 파트너인 코엔스 헥시콘(Coens Hexicon, 이하 헥시콘)에 전량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문무바람 프로젝트는 쉘과 헥시콘이 각각 80%와 20%의 지분을 투자한 사업이다. 울산 해안에서 약 65㎞ 떨어진 동해 앞바다 수심 120~150m에 건설되는 프로젝트다.

쉘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울산 앞바다에 부유식 기상관측부이(F­LiDAR) 총 3기를 설치해 풍황을 측정했다. 또 여러 척의 선단을 투입해 해양 물리탐사 및 지질조사를 진행한 끝에 2021년 9월 헥시콘과 합작사인 문무바람을 설립했다.

하지만 쉘은 내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와엘 사완 쉘 최고경영자(CEO)는 새 먹거리인 해상풍력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석유화학 투자를 늘리는 포트폴리오 조정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국내 인허가 절차가 철수의 큰 몫을 차지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는 쉘을 포함해 덴마크 COP, 노르웨이 에퀴노르, 영국 코리오, 프랑스 토탈 등이 개별 또는 합작사 형태로 진출해 있지만 이들 모두 지지부진한 인허가 작업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 앞바다 해상풍력사업에 참여 중인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 사업자들은 산업부·해양수산부·환경부·국방부 등 최대 10개 부처에서 집행하는 29가지 법률에 관한 인허가를 각 부처에서 개별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이런 인허가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지 않으면, 최근 몇년간 해상풍력 사업에 각각 수조원의 투자의향서를 신고한 외국계 개발기업들의 투자 결정도 불발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얼마나 빠르게 개발허가를 내줄지 예측이 어려운 만큼 제2의 쉘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무바람 사업은 지분 100%를 가지게 된 헥시콘이 바통을 이어받아 추진한다.

헥시콘은 우선 쉘에게 지분 인수 대가로 500만달러를 지불할 예정이다. 이어 추가 이익 공유 계약으로 3년에 걸쳐 5000만달러를 건넬 계획이다. 헥시콘은 유럽 최대 인프라 펀드 중 하나인 글렌몬트파트너스(Glennmont Partners)의 지원으로 지분을 인수했다.

마커스 토르(Marcus Thor) 헥시콘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을 위한 좋은 조건을 갖춘 선도적인 시장으로 계속해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쉘의 지분 거래를 통해 한국 부유식 해상풍력의 선도적인 글로벌 개발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