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총선]길어도 너무 긴 비례투표 용지, 투표함 넣기도 개표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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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총선]길어도 너무 긴 비례투표 용지, 투표함 넣기도 개표도 힘들어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4.04.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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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들이 주민을 위한 착한 정치를 하길 바랍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울산 6개 선거구 투표소 곳곳에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5개 개표소에서도 순조롭게 개표가 진행됐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울산 남구 동평초등학교에 마련된 달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울산 남구 동평초등학교에 마련된 달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만 100세 할머니도 한표 행사
○…울산 남구 대현동 제4투표소는 사전 투표날에 이어 본투표인 오늘도 투표를 위해 찾아온 유권자들로 북적였다. 남구 대현동에 주소지를 둔 한 80대 여성은 보행을 돕는 보조기를 끌고 투표소를 찾았다.

투표를 마치고 다시 1층으로 내려온 그는 “멀지 않은 곳에 투표소가 있는게 참 다행이다. 지금껏 살며 한번도 투표를 놓친적이 없다. 이게 내 자랑이다”며 뿌듯하게 미소지었다.

이날 울산 북구 농소3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상안중학교에는 만 100세인 김성순씨도 두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한 손으로는 지팡이를 짚고 딸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투표소로 들어선 김씨는 1923년생이라고 적힌 주민등록증을 투표소 관계자들에게 건네며 본인 확인을 했다. 이어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로 들어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출구조사 적극 응답자 많아져
○…울산 남구 도산복지관 앞에서 출구조사를 맡은 조사원 A씨는 오전 6시부터 투표소 앞에 나와 출구조사를 진행했다.

이곳 대현동 제6 투표소는 1층 체육관 전체를 투표소로 사용해 대기자가 적고 또 빠르게 투표가 진행됐다.

조사원 A씨는 “아직 오전이지만 지난번 선거 때보다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사가 수월하다. 다들 적극적으로 응답해주는 것 같다”며 “한편으론 ‘결과가 안궁금하다’ ‘알려주고 싶지 않다’며 거절하는 사람도 꽤 있는데 전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 10일 울산 울주군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51.7㎝에 달하는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로 이동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 10일 울산 울주군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51.7㎝에 달하는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로 이동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긴 투표용지 접는 법 문의 속출
○…이번 22대 총선에서 두 뼘이 넘는 51.7㎝의 비례대표 투표 용지를 두고 투표함 앞에서 투표지를 어떻게 접어야 하냐 고민하는 유권자가 심심치 않게 보였다. 투표 당일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투표용지를 가로로 접어야 하는지 세로로 접어야 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범서읍 제14 투표소 안내원 B씨는 “사전 투표 때만큼은 사람이 많지 않아 안내할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입구에 서서 계속 지켜보는데 투표를 끝내고 나오는 사람마다 투표 용지가 왜 이렇게 기냐 말한다”며 웃었다.

또 함께 투표소를 찾은 한 부부 역시 “보통 투표 후 가볍게 접어들고 나와 투표하는데 이번엔 용지가 너무 길어 도장이 번질까 안에서 말리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우리나라에 이렇게까지 정당이 많은지 몰랐다”고 말했다.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울산 북구 상안중학교에 마련된 농소3동 제1투표소에서 1923년생으로 올해 만 100세인 김성순 할머니가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울산 북구 상안중학교에 마련된 농소3동 제1투표소에서 1923년생으로 올해 만 100세인 김성순 할머니가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정 투표소 찾기 어려워 불편
○…본투표의 경우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어 이에 불편함을 느끼고 불편을 토로하는 유권자도 나왔다.

울주군 범서읍 제11선거구 투표소가 차려진 범서고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한 50대 유권자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울주군민체육센터에서 투표한 기억이 있어 찾아갔었는데 아니라 다시 돌아왔다. 공보를 제대로 안읽고 간 내 잘못이긴 하지만 선거 때마다 투표장소를 확인해야 하는 건 좀 번거롭게 느껴진다”고 했다.

또 모든 투표소가 입구에 투표소임을 표기해놓은 것이 아니라 투표소를 찾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 울산 중구 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 울산 중구 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아이들 손잡고 함께 투표장에
○…이날 투표소 현장에는 어린이와 동행한 가족단위 유권자들이 많이 발견됐다. 울산 울주군에 사는 강해라(38)씨는 초등학생 딸과 손을 잡고 다정하게 투표소를 찾았다. 자녀에게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일부러 함께 했지만, 기표소 안까지는 함께 동행할 수 없었다. 선거법상 기표소 안에는 미취학 아동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아이는 신분증 검사하는 구역까지만 함께 입장할 수 있어서 도장 찍는 모습은 보여 줄 수 없었지만, 투표 현장을 둘러보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오늘의 경험이 미래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진정한 국민으로 자라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등에 도장 찍어 투표 인증
○…10일 오전 10시께 울산 북구 천곡문화센터. 삼삼오오 투표자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소에 들어섰다. 가족끼리 투표한 뒤 서로 손등에 도장을 찍어 투표 인증한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

기존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비례 투표용지에 1, 2번이 없는 걸 모르거나 이렇게 많은 당이 있는지 몰라 당황한 사람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한 투표 참관인은 “10명 중에 한두 명이 비례 투표용지가 너무 길다는 불평을 하기도 했다”며 “사전투표날처럼 대기 줄이 긴 건 아니지만 이른 아침부터 꾸준히 투표자들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선거가방 반입에 개봉확인 소동
○…10일 울산 울주군 국회의원 후보자의 표가 개표되는 울산 울주군 온산읍 온산문화체육센터. 오후 6시21분께 투표함이 막 도착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위원장의 개표 개시 선언이 내려진 뒤 참관인들이 투표함에 이상이 없음을 알리자 개표원들은 일제히 투표함을 쏟았다. 참관인들과 협조 요원들은 혹시나 바닥에 떨어진 표가 있는지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참관인들의 1m 거리 제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원장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참관인들은 협조 요원들이 투표소에서 사용했던 파란색 ‘선거 가방’을 개표장 안으로 들고 들어가자 “그건 도대체 뭐길래 왜 이렇게 많이 들어가냐. 확인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선관위 직원들은 참관인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가방을 개봉해 확인시켜줬다.

개표원들 투표용지 분류 진땀
○…이번 총선에서 단연 눈에 띈 것은 비례 대표 투표용지다.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무려 38개 정당이 기재됐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 동구 국회의원선거 개표소인 전하체육센터에서는 곳곳에서 탄식소리가 나왔다. 개표를 진행하고 용지를 정리·분류하기 위해 개표 사무원들이 긴 종이를 정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 사무원은 “지금까지 여러번의 개표 사무원으로 참여했지만 이렇게 긴 투표용지는 처음이다”며 “정리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혀를 내둘렀다.

투표함 의혹 제기에 사진 대조
○…울산 남구 문수체육관에는 445명의 선거 사무원이 개표 작업에 참여했다. 이날 개표는 112명의 참관인이 신청을 했다. 개함 시작 후 2분 만인 오후 7시23분께 개표소 내에 “신정 2동 사전 투표함 개함을 중단해 달라”는 방송이 이어졌다. 신정 2동 사전 투표소 1일차 1-1 투표함을 두고 개표 참관인이 이의를 제기한 탓이다. 일부 투표함은 방송 전에 개함되면서 투표지 점검 작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개표 참관인은 “기존에 찍어둔 투표함과 사진 색상이 다르고 사인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참관인의 사진과 대조한 뒤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개표 작업을 진행했다. 총선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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