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당내에선 친명계가 압도한 가운데 비명(비이재명) 간 불균형이 극심해진 데 따른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당의 단일 대오가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편으론 건전한 견제와 균형 기능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총선 이후 민주당은 빠른 속도로 기존보다 더 선명한 친명 체제를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원내대표 선출 과정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22대 국회 4선과 3선 의원이 40여명에 이르며 한때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으나, 당내에서 신속한 교통 정리가 이뤄지며 친명 박 원내대표가 단독 입후보해 싱겁게 끝이 났다.
국회의장 도전을 선언한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당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은 ‘기계적 중립’은 없을 것이라며 강성 친명 당원들의 요구에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총선 전만 해도 원외 친명계 조직이었던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무려 31명의 당선자를 내 단번에 당내 최대 계파 모임이 됐다.
친명계 주류는 이 같은 흐름을 통해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에 부응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개혁 입법을 완수한다는 계획이다.
비명계는 민주당 내 다양성이 훼손되는 것은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한 비명계 의원은 “당 지도부와 친명 주류가 잘하면 문제가 없지만 민심에 어긋나게 잘못된 방향으로 갔을 때 친명 내에 쓴소리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비명계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인물로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용진 의원 정도가 꼽힌다. 그러나 이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연임을 노린다면 현 당원 구성상 이들이 나서도 패배가 뻔하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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