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KBL(한국농구연맹)은 2023-2024시즌 개막 전까지 10개 팀이 체육관뿐 아니라 사무국·전용 훈련 시설 등을 각 지역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연고지 정착제’를 추진했다. 구단의 훈련용 체육관·클럽하우스 등이 수도권에 몰린 터라 진정한 지역 연고제를 구현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구단들이 비싼 땅값 등의 이유로 연고지 정착에 어려움을 겪자 KBL은 지난해 10월 이사회를 열고 장기적으로는 연고지 정착제를 계속 추진할 것이지만, 당장은 일부 구단의 사정을 감안해 각 구단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라고 통보했다.
사실상 유예 결정을 내린 것이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시와 현대모비스 구단은 울산 완전 정착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시는 현대모비스 훈련장 건축 실시 설계비로 편성했던 5억5000만원이 최근 1회 추경을 통과함에 따라 올 하반기까지 실시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훈련장 건립에는 총 6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울산종합운동장 동측 입구 여유 부지에 1600㎡, 3층 규모로 훈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시와 현대모비스 구단간연고지 정착 협약에 따른 후속 절차다.
훈련장 1층에는 농구장, 2~3층에는 휴게실, 체력단련장, 감독실 등 부대시설이 자리하게 된다. 특히 체력단련장을 넉넉하게 조성해 달라는 구단 측의 요청에 따라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훈련장 설계도면 작성 과정에서부터 구단 측의 요구 사항을 반영하고자 지속적으로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모비스 구단은 홈경기를 치르기 위해 울산으로 내려오면 단체로 훈련할 만한 시설이 협소하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선수단끼리 오전·오후로 나눠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시가 현대모비스 구단의 훈련장을 조성하면, 구단은 경기 용인에 있는 사무국을 비롯해 필요 시설들을 울산으로 이전한다. 현대모비스 구단은 지역 농구 꿈나무 육성사업 등 지역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 농구팬들과 유대감 형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선수단 숙소는 포함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선수들이 각자 알아서 개인의 거주지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는 연고지 정착 모범 사례로 꼽히는 창원 LG, 대구 한국가스공사 등을 살피고 있다.
현대모비스 구단 관계자는 “연고지 정착제가 자율적인 판단으로 바뀌었지만 구단의 방향은 여전히 같다”며 “울산시에서 통 큰 결정을 내려준 만큼 구단도 지역 팬들과 함께 생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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