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투끝 역전승’ 울산, 챔피언결정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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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투끝 역전승’ 울산, 챔피언결정전 진출
  • 박재권 기자
  • 승인 2024.05.14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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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고려아연 김채영 8단이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PO) 최종 3차전에서 한국물가정보 박민규 9단과 최종국을 두고 있는 모습. 한국기원 제공

울산 고려아연 바둑팀이 자정을 넘기는 혈투 끝에 ‘홍일점’ 김채영 8단의 끝내기 활약에 힘입어 창단 후 처음으로 KB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기세를 탄 울산 고려아연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원익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울산 고려아연은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플레이오프(PO) 최종 3차전에서 한국물가정보를 3대2로 꺾었다.

이로써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뒤 2, 3차전을 내리 이긴 울산 고려아연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팀 원익과 우승컵을 다투게 됐다.

이날 정규리그 2위 팀 울산 고려아연과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한국물가정보의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은 오후 7시에 시작됐지만, 자정을 넘긴 13일 오전 1시10분께 종료될 만큼 치열한 혈투가 펼쳐졌다.

울산 고려아연은 1국에 주장 신민준 9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 9단은 한국물가정보 주장 강동윤 9단에게 159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고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러나 2국에서 한상조 6단이 최재영 7단에게 패한 데 이어 이창석 9단마저 한국물가정보의 중국 용병 당이페이 9단에게 유리했던 바둑을 역전패했다. 믿었던 카드들이 잇따라 무너지며 벼랑 끝에 몰린 울산 고려아연은 4·5국에 문민종 8단과 김채영 8단을 출전시켰다. 그리고 이들은 승부를 뒤집는 활약을 펼치면서 극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먼저 4국에 출전한 문 8단은 한승주 9단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시소게임 끝에 302수 만에 짜릿한 백 반집승을 거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최종국에 나선 울산 고려아연 선수는 이번 시즌 바둑리그에서 유일한 여자기사로 활약한 김채영 8단이었다.

울산 고려아연은 정규리그에서 활약했던 중국 용병 랴오위안허 9단이 자국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 일정으로 불참한 탓에 김 8단의 손끝에 운명을 걸어야 했다.

김 8단은 최종국 상대인 한국물가정보의 박민규 9단에게 여러 조건에서 불리한 상황이었다.

한국 랭킹 88위인 김 8단은 20위인 박 9단보다 한참 뒤졌고, 상대 전적도 2전 전패였다.

하지만 김 8단은 초반부터 단단한 포석으로 균형을 맞추더니 중반 전투에서 주도권을 잡은 뒤 231수 만에 불계승을 거둬 아무도 예상치 못한 완승을 이끌었다.

김 8단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극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울산 고려아연은 오는 15~17일 정규리그 1위팀 원익과 우승컵을 놓고 3번의 승부를 벌인다.

울산 고려아연 박승화 감독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규리그 시작 전 우승 후보로 꼽았던 한국물가정보와의 대결은 굉장히 힘들었다. 전력상 밀리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굉장히 잘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기쁘다”고 말했다.

울산 고려아연은 정규리그에서 원익과 1승 씩을 주고 받았다. 전반기 대결에서는 원익에게 1대3으로 패했지만 후반기에는 4대0 완승을 거뒀다.

다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용병 랴오위안허 9단이 출전할 수 없는 부분은 큰 손실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원익의 중국 용병 구쯔하오 9단은 대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원익의 전력 분석은 어느 정도 된 상태”라며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서 이겨 자신감이 붙었다. 충분히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우승 상금 2억5000만원, 준우승 상금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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