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암모니아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 ‘그린에너지’ 시장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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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5주년/울산,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 이끈다]암모니아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 ‘그린에너지’ 시장 선도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4.05.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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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국내 최대 액체 허브 항만이자 산업지원 항만인 울산항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친환경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사진은 울산항 돌핀부두 전경.

그야말로 바다 영토를 놓고 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지난 수십년간 국내 수출전진기지 역할을 도맡았던 울산항도 기존 ‘국내최대 액체허브항’의 타이틀을 넘어 수소와 암모니아 등 미래 해양판도를 좌우할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통해 또 한번 대한민국 산업부흥을 이끌 태세다. 가장 핵심은 ‘탄소중립’이다. 지구의 자정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 일 년 치 강수량이 하루 만에 쏟아지는 기상 이변이 빈번하고, 지구 반대편에서는 엘니뇨와 라니냐로 고통을 겪는다. 탄소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온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전 세계 산업계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자구책을 쏟아내고 있다. 해운 분야도 예외는 없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총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2008년 대비 50%로 세워놓은 것에서 지난해 100%로 대폭 올려 잡았다. 선박들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벙커C유 사용을 줄이고 저탄소 연료인 바이오선박유, LNG, 메탄올, 수소 등을 사용해야 한다. 울산항을 비롯해 글로벌 항만들은 그린 에너지 도입을 앞다퉈 준비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국내 최대 액체 허브 항만이자 산업지원 항만인 울산항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친환경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탄소중립 위한 글로벌 항만 각축전

기후위기에 따라 글로벌 항만의 탄소중립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선박의 저속운항, 선형 개선, 항로와 하역 최적화 등 다양한 조치가 진행 중이지만 궁극적으로 탈탄소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무탄소 연료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에 울산을 비롯한 글로벌 항만들은 미래 무탄소 선박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를 취급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한창이다.

울산항만공사(UPA)도 수소 운반체와 연료로 암모니아에 집중하고 있다. 연간 국내 암모니아 사용량의 절반이 넘는 70만t이 울산 본항에서 처리되고 있다. 또 항만 배후에 산업단지를 끼고 있어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 UPA가 암모니아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 3월 준공한 울산신항 액체부두에 2030년까지 암모니아 수입 터미널을 조성하고 암모니아를 수소로 변환하는 크래킹 설비를 구축해 배후 산단 등에 수소를 공급할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일본은 2020년에 암모니아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경제산업성(METI) 산하 ‘암모니아 에너지 이사회’를 설립하고 암모니아 공급허브 구축과 암모니아 연료 선박 개발을 위한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6년부터 저·무탄소 암모니아 연료 공급을 목표로 암모니아 벙커링 터미널을 개발 중이다.

세계 최대 벙커링 시장인 싱가포르는 2022년에 발표된 국가수소 전략에 따라 발전(發電)에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상업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2026년 암모니아 벙커링을 목표로 벙커링 허브 구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 중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많은 국가들이 탄소 중립을 위한 연구와 실증을 진행 중이다.

▲ 지난해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에 STS(Ship to Ship) 방식으로 메탄올을 주유하고 있는 모습.
▲ 지난해 울산항에서 세계 최초로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에 STS(Ship to Ship) 방식으로 메탄올을 주유하고 있는 모습.


◇암모니아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 최적지 울산항

국내 수소 수요는 2030년 390만t에서 2050년에는 279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국내 생산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워 수입이 불가피해 안정적인 수소 공급원과 저장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석탄·천연가스 기반의 ‘그레이 암모니아’가 매년 1억8000t 생산·운송된다.

여기서 한발 나아가 장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청정 ‘그린 암모니아’로 전환하기 위해 각국은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UPA는 2030년 그린수소(암모니아) 터미널 구축을 목표로 북신항에 5만DWT 규모 1선석을 구축했다. UPA는 암모니아를 수소로 변환하는 크래킹 설비를 구축해 울산항 배후의 산단 등에 203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그린 암모니아 생산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덴마크, 영국 등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국제해운업계는 암모니아를 연료로 쓸 수 있는 암모니아 레디 선박의 발주를 늘리고 있다. 이 선박은 LNG(액화천연가스), LPG(액화석유가스) 등을 연료로 추진하는 선박을 향후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개조하면 2050년 IMO의 탄소배출 제로 규제를 충족할 수 있어 앞으로 관련 선박 발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오는 2026년에는 조선메카 울산에서 세계 최초 암모니아 추진선이 신조돼 암모니아 기반 친환경 연료 거점에서 암모니아 벙커링과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까지 관련 산업 전주기가 울산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UPA는 암모니아 전주기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1월 한국선급, 롯데정밀화학, HD현대중공업, HMM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암모니아 벙커링 안전기준 설정과 작업지시서 마련 등을 위한 정부 연구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연료를 선박에 공급하기도 했다.

김재균 UPA 사장은 “울산항은 무탄소 연료 전 브리지 연료로 사용되는 LNG와 메탄올의 공급 측면에서 국내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향후 친환경 연료의 공급능력은 항만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북신항 액체부두를 기반으로 수소를 안정적으로 취급해 울산항이 동북아 친환경 에너지 거점 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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