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려아연 바둑팀이 창단 2년 만에 KB바둑리그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 고려아연은 지난 17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 3차전에서 원익에 3대1로 이겼다.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플레이오프에서 한국물가정보를 2승1패로 꺾었던 울산 고려아연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팀 원익마저 2승1패로 제압했다.
특히 울산 고려아연은 정규리그에서 6전 6승을 거둔 중국 용병 랴오위안허 9단이 자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 일정 탓에 불참하는 악재 속에서도 선수단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친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한 울산 고려아연은 상금으로 2억5000만원을 받았다.
이날 1~3국이 동시에 벌어진 최종 3차전에서 첫 승점은 막내 문민종 8단이 따냈다. 3국에 출전한 문민종은 원익의 중국 특급 용병 구쯔하오 9단을 상대로 178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특히 문민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3전 3승을 거두며 우승의 선봉장이 됐다.
2국에서는 이창석 9단이 원익의 주장 박정환 9단에게 178수 만에 패하며 동률을 허용했다.
하지만 1국에 출전한 주장 신민준 9단이 이지현 9단에게 승리해 2대1로 앞섰고, 4국에 나선 한상조 6단이 김진휘 7단에게 276수 만에 흑 4집 반승을 거둬 우승을 확정지었다.
울산 고려아연 박승화 감독은 “선수 생활을 시작한 2007년 이후 우승을 처음 해봤다. 그래서인지 기쁘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든다”며 “모기업인 고려아연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선수들도 어려운 경기였는데 하나로 뭉쳐 잘 싸워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랴오위안허 9단의 출전이 어려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기세를 타면 무섭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정규리그에서 잘해준 랴오위안허 9단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장 신민준 9단은 “1~2차전에서 연이어 역전패를 당하면서 힘들었다”며 “프로가 되고 가장 괴로웠던 순간이었던 것 같은데 팀원들이 잘해줘서 계속 힘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재권기자 jaekwon@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