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울주군과 두동 주민들에 따르면, 봉계리 옛 봉월초등학교 인근에 있던 20m 가량의 도로 주변에 지난주께 통행금지 끈이 쳐지더니 아스팔트가 제거됐다(사진).
주민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주민 A씨는 “마을이 생길 때부터 있던 도로로 마을 사람들이 수시로 오갔는데, 주민들과 협의도 없이 갑자기 도로가 사라졌다”며 “바로 옆에 사는 주택도 있는데 이동하기 곤란해졌다”고 말했다.
다가구주택 건설 공사 이후 행정복지센터 등으로도 주민들의 불편 민원이 지속 접수돼 군이 현장 조사에 나섰는데, 해당 도로는 지목상 ‘도로’가 아닌 ‘밭’으로 나타났다. 소유지도 개인이었다. 이 도로는 주민들이 마을안길로 계속 이용해왔음에도 법정 도로가 아니며, 언제 조성이 됐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특히 올해 민간 건설사가 해당 부지에 다가구주택 3동에 대한 건축허가 신청을 접수하며 합법적으로 도로 제거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현장 조사 결과 개인 사유지였지만 오랫동안 주민들의 통행로로 사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위성 사진에도 사실상의 도로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행법상 사유지이며 지목상 밭이다 보니 도로를 제거했음에도 군이 별도로 취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사유지에 조성된 ‘마을안길’을 두고 재산권과 주민 편의가 상충하며 관련 민원이 종종 접수된다”며 “사유지여서 위법 사항은 없으나, 주민들이 실제 도로로 사용했던 곳인 만큼 도로가 사라질 시 주민 불편이 일부 예상돼, 우선 시행 건설사 측에 인근 대체 도로 마련 등을 요청해뒀다”고 말했다.
한편 울주군은 관내 비법정도로(마을안길) 관련 주민 불편이 계속되자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12억원을 들여 마을안길 조사 용역을 추진한다. 정혜윤기자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